<7번방의 선물>은 용구의 부성애를 전달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영화는 그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달린다. 교도소에서 이뤄지는 부녀의 상봉부터 애틋한 면회 장면, 그리고 딸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용구의 모습까지 자식을 향한 아빠의 사랑이 전달된다. 감독은 자식을 잃은 경찰청장과 교도과장의 아픔도 드러내며 다양한 부성애를 선보인다. 하지만 부성애를 보여주기 위해 잃는 게 너무 많다. 지나친 설명, 과한 설정, 개연성 없는 장면 등은 관객을 지치게 한다. 아무리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기 위함이라지만 현실감이 부족한 이야기는 흡입력을 떨어뜨린다.
그럼에도 영화를 미워할 수 없는 건 배우들 덕분이다. 류승룡의 바보 연기는 웃음과 애잔함을 동시에 전한다.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인지도를 확고히 다진 류승룡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를 앞장서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배우가 됐음을 확인시킨다. 아역 갈소원의 연기 또한 인상 깊다. 감정연기가 눈물 한 바가지를 쏟아내게 만드는 신파 장면에 몰려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의 순수한 감성은 오롯이 전달된다. 오달수, 김정태, 박원상, 정만식, 김기천 등 7번방 패밀리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코믹함을 전하며 감정과잉의 덫에 빠진 영화를 끄집어 올린다.
<7번방의 선물>은 이환경 감독의 전작 <각설탕> <챔프>와 마찬가지로 신파의 늪에서 벗어나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신파에 짓눌렸을지언정 용구의 부성애는 확실히 전달된다. 어떻게 해서든 부성애를 밀고 나가는 감독의 뚝심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2013년 1월 23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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