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절대 현혹되지 마소” <곡성>(2014)
배우: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56분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로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리지만 사건의 원인이 그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딸 ‘효진’(김환희)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종구’. 외지인을 찾아 난동을 부리고,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불러 들이는데.
<추격자>(2008), <황해>(2010) 등을 탄생시킨 스릴러의 대가 나홍진 감독이 만든 오컬트 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2014년 개봉한 <곡성>은 감독의 특기인 스릴러를 주축으로 오컬트와 좀비, 호러 장르를 곁들인다. 무엇이 진실인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주인공은 물론 관객들의 마음까지 정신없이 흔들리는 가운데 곽도원부터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까지 조·주연 할 것 없이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숨 막히는 몰입감을 빚어낸다. “뭣이 중헌디?”, “그냥 미끼를 던져분 것이고 자네 딸내미는 고것을 확 물어분 것이여.“ 등 인상적인 대사들로 ‘밈화’되어 꾸준히 회자되었을 뿐만 아니라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대종상 신인여우상(김환희), 청룡영화상 감독상(나홍진) 및 남우조연상(쿠니무라 준), 황금촬영상 연기대상(곽도원) 등 국내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그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2019)
배우: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2분
시골 마을에서 쌍둥이 자매가 태어난다. 온전치 못한 다리로 태어난 ‘금화’(이재인)와 기이한 외모의 언니 ‘그것’. 둘은 올해로 16살이 됐다. 한편 사이비를 추적하는 종교문제연구소 ‘박 목사’(이정재)는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를 조사 중이다. 영월 터널에서 여중생이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쫓던 경찰과 우연히 사슴동산에서 마주친 ‘박 목사’. 이번 건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다. 사슴동산을 파고들수록 실체를 알 수 없는 정비공 ‘나한’(박정민), ‘김제석’(유지태) 등을 만나며 ‘박 목사’는 미궁에 빠진다.
장편 데뷔작 <검은 사제들>(2015)에서 구마 의식이라는 소재를 국내를 배경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장재현 감독은 기독교 세계관과 불교 세계관을 엮어 이색적인 오컬트 스릴러 <사바하>를 탄생시켰다. 악귀는 무엇이며 또 신은 무엇인지, 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미스터리와, 상당한 조사를 거친 듯 탄탄한 종교적 세계관이 매력적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이정재가 ‘박 목사’를 맡아 극을 이끌고 박정민, 진선규, 이다윗 등 반가운 얼굴들이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금화’ 역을 맡은 이재인은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과 황금촬영상 시상식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벽장 문이 열리고, 아이가 사라졌다 <클로젯>(2020)
배우: 하정우, 김남길, 허율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98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과 그의 딸 ‘이나’(허율). ‘상원’은 소원해진 ‘이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 집으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이나’의 방 안에 있는 벽장에서 기이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이나’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상원’마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지 얼마 후, ‘이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어디선가 나타난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이 찾아와 딸의 행방을 알고 있다며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벽장’. ‘상원’은 벽장 속에서 딸을 찾을 수 있을까.
부모님의 학대와 방임으로 원한을 품게 된 아이들은 두려움을 먹고 몸집을 키우는 ‘어둑시니’가 되어 ‘상원’ 부녀의 숨통을 조인다. 하정우와 김남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클로젯>은 드라마 <악귀>보다 먼저, 그리고 한국영화 최초로 한국 전통 요괴 ‘어둑시니’를 다루며 장르물의 외피 안에 사회적 메시지까지 담아냈다. 특별한 소재와 함께 ‘경훈’의 퇴마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경훈’은 동양의 퇴마의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고스트 버스터즈>처럼 첨단 과학 장비를 활용해 초자연적 존재를 추적한다. 고증을 거쳐 실재하는 주술과 부적을 사용했고, 인도, 티베트, 서양의 오컬트, 한국의 무속신앙 등을 결합해 독특한 광경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