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질문을 던지는 영화 <완벽한 타인>(제작: 필름몬스터) 언론시사회가 10월 16일(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재규 감독, 배우 김지수, 조진웅, 염정아, 유해진, 송하윤, 이서진, 윤경호가 참석했다.
<완벽한 타인>은 부부동반 집들이에 모인 40년 지기 고향 친구들이 재미로 시작한 ‘스마트폰 잠금 해제’ 게임으로 자신들의 치명적인 비밀을 속속 드러내게 되는 드라마다. 자기 삶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이던 이들은 식탁 위에 올려둔 스마트폰에 도착하는 문자와 전화 내용을 일일이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절대 공개하고 싶지 않던 비밀을 수면 위로 떠올리게 된다. 서로와 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이들 간의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균열을 맞는다.
김지수, 조진웅이 집들이를 주최한 의사 부부 ‘예진’과 ‘석호’를 연기한다. 염정아와 유해진은 집들이에 초대된 중년의 부부로 각각 지고지순한 가정주부 ‘수현’역과 까칠하고 보수적인 변호사 ‘태수’역을 소화한다. 송하윤과 이서진은 나이 차 많은 신혼부부 역을 맡아 능글맞은 조합을 선보인다. 윤경호는 유일하게 배우자 없이 홀로 자리에 참석한 ‘영배’역을 맡았다.
이순재, 라미란, 조정석, 조달환, 진선규가 스마트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드라마 <다모>(2003) <패션70s>(2005) <베토벤 바이러스>(2008), 영화 <역린>(2014)을 연출한 뒤 4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이재규 감독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그 사람의 모든 걸 속속들이 아는 게 관계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더 괴로운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연출 의도에 관한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 미디어 기기와 생활이 밀착돼 있다. 휴대전화는 때로 가족보다 더 나를 잘 아는 친구다. 그래서 종종 떠나고 싶은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소재를 영화에서 다루면 꽤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웃음 속에서 관객이 자기 삶을 반추하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수와 호흡을 맞춘 ‘석호’역의 조진웅은 “<독전>과 <공작>이 관람 이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한 작품이었다면 <완벽한 타인>은 공감과 소통 면에서 관객이 많이 찾아줄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내 ‘예진’역의 김지수는 “남자 배우들과 동등한 비중으로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며 연기 소회를 전했다.
집들이에 초대받은 가정주부 ‘수현’역의 염정아는 “굉장히 기발한 이야기였다. 좋은 배우들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컸다. ‘수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부분 전업주부 대표하는 평범한 여자인 만큼 다른 인물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연기했다”고 밝혔다.
‘수현’의 남편이자 까칠하고 보수적인 변호사 ‘태수’역의 유해진은 “쉼표, 물음표, 느낌표가 있는 작품이다. 내가 느낀 그대로 관객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준모’역의 이서진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능글맞은 남편 캐릭터가 평소의 내 모습과 달라 굉장히 어렵고 힘든 도전이었지만, 내 부족한 부분을 함께하는 배우들이 채워준 것 같다. 무엇보다 <다모>에서 함께한 이재규 감독을 전적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그의 젊은 배우자로 출연한 수의사 ‘세경’역의 송하윤은 “많은 생각 하게 만들 영화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을 이었다.
유일하게 홀로 모임에 참석한 ‘영배’역의 윤경호는 “드라마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덕분에 많은 분들이 나를 잘 봐준 것 같아 고맙다. 그때는 짧게 나왔지만 이번에는 길게 나온다. 감격스럽다”며 웃었다.
<완벽한 타인>은 10월 31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삶에서도,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한 식탁 앞에 모여 앉아 자기 스마트폰에 도착하는 문자와 전화를 공개하는 순간, 상상 이상의 흥미로운 상황이 전개된다. 자신의 비밀을 사수하려는 처절한 움직임과 타인의 비밀을 캐내려는 동물적인 감각이 맞물린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객은 소위 ‘멱살을 잡힌 상태로’ 극에 끌려간다. 식탁 앞과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함께 움직여야 하는 7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생활 연기도 훌륭한 편. 서로의 합을 조율하면서도 각자 맡은 역할을 확실하게 해결해낸다. 누구의 분량도 넘치거나 부족하게 보이지 않게 하는 노련한 연출력까지 더해져 강렬한 웃음과 짙은 씁쓸함을 안기는 데 성공하는, 근래 보기 드문 웰메이드 드라마다. 다만, 상대에게 나는 영원히 ‘완벽한 타인’일 수밖에 없으리라는 텁텁한 뒷맛은 오롯이 관객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오락성 8 작품성 7)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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