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원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역작! 만화 『해수의 아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다! <철콘 근크리트> 제작사 STUDIO4℃에 의해 탄생한 새로운 신화!
한일 양국의 스크린을 싱그러운 자연과 맛깔나는 음식으로 물들인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볼펜으로 그린 세밀하고 독특한 화풍과 신비로운 세계관으로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로 불리며 일본 문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 『철콘 근크리트』의 마츠모토 타이요가 극찬하고 『몬스터』의 우라사와 나오키가 ‘그림을 제일 잘 그리는 작가 중 하나’라고 칭했으며 『충사』의 우루시바라 유키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작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첫 장편작인 『해수의 아이』는 10대 소녀와 신비한 바다소년들의 만남으로 시작해 바다와 우주, 생명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장엄한 세계관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08년 데즈카 오사무 만화상 노미네이트, 2009년 일본 만화가 협회상 우수상,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만화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연재 당시부터 『해수의 아이』의 영상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대부분이 원작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방대한 이야기를 한정된 시간의 영상으로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STUDIO4℃의 생각은 달랐다. 물의 밀도가 가장 높은 온도인 4℃에서 회사명을 따왔을 만큼 밀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온 STUDIO4℃는 <메모리즈>, <마인드 게임>, <철콘 근크리트>, <지니어스 파티>, <베르세르크:황금시대편> 등 도전 정신이 강한 작품의 제작에 앞장서 왔다. 그들에게 <해수의 아이>는 오히려 반드시 만들어야만 하는 작품이었던 것.
<해수의 아이>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한 프로듀서 타나카 에이코는 “지금 시대에 <해수의 아이>라는 작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큰 가치가 있다. 경제성이 아닌 메시지와 예술성을 추구하고 인간이 가진 표현력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남다른 각오만큼 제작진과 배우진도 최정상의 인물들로 꾸려졌다. 총괄에는 와타나베 아유무,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에는 코니시 켄이치, 음악에는 히사이시 조 등 이름만 들어도 대작 탄생을 예감할 만한 스태프들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아시다 마나, 이시바시 히이로, 우라가미 세이슈, 아오이 유우, 모리사키 윈 등 톱배우들이 성우로 참여해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최정예 멤버들과 함께한 6년의 산고 끝에 <해수의 아이>는 타나카 에이코 스스로도 “이런 대단한 작품은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다.”라고 말할 만큼 완벽한 작품으로 완성됐다.
연기 천재 아시다 마나 X 노래 천재 이시바시 히이로, 14세 동갑내기 배우들의 조우! 아오이 유우, 모리사키 윈, 우라가미 세이슈, 이나가키 고로까지 일본 최정상 배우들이 함께한 환상적인 목소리 연기!
<해수의 아이>는 일본 최고의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성우진으로도 화제가 됐다. 특히 주인공 ‘루카’와 ‘우미’는 캐릭터와 같은 나이의 아역 배우들이 맡아 2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루카’ 역은 드라마 [마더]의 천재 아역으로 유명한 아시다 마나가 맡았다. ‘루카’의 목소리 캐스팅으로 고민하던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은 우연히 TV에서 한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무릎을 쳤다. 서둘러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나섰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유명 아역 배우 아시다 마나였다. 하늘이 점지해 준 운명같은 캐스팅이었다. 녹음 당시 ‘루카’와 같은 14살였던 아시다 마나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데 서툰 사춘기 소녀의 복잡미묘한 감정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루카’ 그 자체가 되어 연기했다. 상대역 ‘우미’를 연기한 이시바시 히이로도 아시다 마나와 동갑내기로 애니메이션 <코코>의 일본어 더빙판에서 주인공 ‘미구엘’을 맡아 압도적인 가창력과 탁월한 감정 표현으로 찬사를 받은 배우다. 그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세상과 동떨어져 있지만 그래서 더욱 순수하고 밝은 ‘우미’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키며 생동감을 더한다. 신비로운 미소년 ‘소라’ 역에는 NHK 대하드라마 [사나다마루]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우라가미 세이슈가 캐스팅됐다. 그는 대사에 독특한 박자와 리듬감을 줌으로써 때론 어른스럽고 때론 아이 같은 ‘소라’만의 묘한 분위기를 탄생시켰다.
캐릭터 그 자체였던 아역 배우들의 뒤를 든든히 받쳐준 것은 일본을 대표하는 성인 배우들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배우 아오이 유우는 ‘루카’의 엄마 ‘카나코’로 등장해 힘을 보탰다. 원작 만화를 무척 좋아했던 그녀는 예전부터 『해수의 아이』를 스크린에서 보고 싶었다며 출연 제안을 받자마자 단번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2006년 <철콘 근크리트>에서 주인공 소년 ‘시로’를 연기했던 아오이 유우는 <해수의 아이>를 통해 13년 만에 다시 한번 STUDIO4℃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일본 국민그룹 SMAP 출신의 만능 엔터테이너 이나가키 고로가 ‘루카’의 아빠 ‘마사아키’로 분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하고 <꿀벌과 천둥>으로 제43회 일본 아카데미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모리사키 윈이 ‘우미’와 ‘소라’를 돌보는 해양학자 ‘앙글라드’를 연기한다. 그 밖에도 타나카 민, 후지 스미코 등 국보급 중견 배우들이 함께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더하는 명품 배우들의 매력적인 목소리 연기는 그림으로만 존재하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신비로운 스토리에 설득력을 더하며 관객들을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모험으로 이끌 것이다.
천재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 성공한 덕후되다!? 어릴 때부터 팬이었던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원작 만화 『해수의 아이』 “영화화 소식을 듣자마자 무슨 일이 있어도 참여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드렸죠”
<해수의 아이>의 신비로운 매력을 한층 끌어올려 준 주제가 ‘바다의 유령’은 천재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가 작사, 작곡, 가창을 맡은 곡이다. 요네즈 켄시는 2015년 일본 레코드 대상 우수 앨범상 수상, 2018년 빌보드 재팬 TOP 100 1위, 역대 일본 음악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음원 100만 다운로드 달성하는 등 발표하는 음반마다 신기록을 세우는 정상급 가수로,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의 주제가 ‘쏘아올린 불꽃’, 인기 드라마 [언내추럴]의 주제가 ‘Lemon’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요네즈 켄시와 <해수의 아이>의 인연은 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0대 시절 우연히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 『해수의 아이』를 읽게 된 그는 생명과 죽음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이 가득한 내용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이후 ‘이 만화의 주제가를 만든다면 어떤 노래가 될까’하고 줄곧 생각해왔다는 요네즈 켄시는 <해수의 아이>의 영화화 소식을 듣자마자 제작진에게 먼저 연락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참여하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어필했고 오랫동안 품어왔던 자신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었다. ‘바다의 유령’은 고래 울음소리가 베이스로 깔리고 그 위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과 디지털 콰이어 기법의 보컬이 올려진 혁신적인 곡으로 요네즈 켄시의 천재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름다운 노랫말은 빈방에 의자를 두면 선조들의 영혼이 잠시 들렀다 간다는 원작 속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쓰였는데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바다의 유령’의 편곡 작업 중, 절친한 친구를 잃은 요네즈 켄시는 “정말 신기한 곡이에요. 우연이지만 완성된 가사를 보니 제가 죽은 친구를 위해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곡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전했다. 원작자인 이가라시 다이스케도 완성된 곡을 듣고 ‘이 영화에는 오직 이 곡밖에 없다’라며 열렬한 찬사를 보냈고 앨범 커버의 일러스트까지 직접 그려줬다.
‘바다의 유령’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공개 당일 150만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2020년 현재 8,700만(2020-09-08) 조회수를 돌파했다. 또한 인기 유투버들 사이에서 ‘바다의 유령’ 커버곡 열풍이 불며 일본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시나리오 집필만 1년, 총 제작기간 6년 국민 시리즈 <도라에몽>을 이끌어온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 코니시 켄이치 작화 감독! 일본 애니메이션계 신의 손 총출동! 원작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재현하다!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가 도달해야 할 두 가지 목표는 ‘원작의 작화를 그대로 재현할 것’, ‘단행본 5권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2시간으로 압축할 것’이었다. 이를 위해선 많은 경험과 정교한 작화 기술을 가진 스태프들이 필수였고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주역,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과 코니시 켄이치 작화 감독이 적역이었다.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은 1988년부터 신에이 동화에서 국민 만화 <도라에몽> TV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이끌어 온 인물로 원작과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다. “나는 이가라시 다이스케라는 작가의 훌륭함을 더욱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라고 각별한 애정과 포부를 밝히며 지휘봉을 잡은 그는 원작의 주제를 훼손하지 않는 동시에 엔터테이닝 무비로써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자 노력했다. 시나리오 작업에만 약 1년이 소요됐는데 여성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프로듀서 타나카 에이코의 기조에 따라 어떤 캐릭터에 주목해야 할지, 누가 가장 흥미로운 존재일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루카의 이야기’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작화에 있어서도 부담이 컸다. 섬세한 선의 미학이 돋보이는 원작을 영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선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원작 그림을 재현해야 한다는 것이 모든 스태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의 애니메이터 코니시 켄이치가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 총괄 감독으로 낙점됐다. <귀를 기울이면>의 명장면인 ‘컨트리 로드 합주씬’의 원화 1,030장을 반년 동안 혼자 그린 것으로 유명한 코니시 켄이치는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곤 사토시 등 최고의 감독들이 총애하는 애니메이터로 <모노노케 히메>, <이웃집 야마다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년여우>,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도쿄 갓파더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가구야공주 이야기> 등 수많은 명작들의 그림을 책임져왔다. 코니시 켄이치는 원작의 매력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제작 방침에 따라 영화의 첫 장면, 어린 루카가 수족관에서 고래상어를 만나는 씬에 특히 힘을 쏟았다며 작업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가 손으로 그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자 의기투합한 장면임을 강조했다.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도 원작의 그림체를 살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상세한 콘티를 만들었는데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공룡대탐험>을 함께 하며 이미 그의 꼼꼼함을 경험한 코니시 켄이치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처럼 일본 에니메이션 장인들이 흘린 피, 땀, 눈물 속에 완성된 <해수의 아이>는 제43회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경쟁 부문 진출, 제74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애니메이션 영화상 수상, 제23회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하며 그들의 노력에 보답했다.
<베르세르크> 속편을 그리려 입사한 직원이 물고기만 그리게 된 사연은? 40여 종의 해양 생물을 CG로 그려낸 집념의 STUDIO4℃ 제작진
역대급 바다와 해양 생물의 표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해수의 아이>. 그 리얼하고 역동적인 바다 풍경 뒤에는 STUDIO4℃ 제작진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영화 속에는 아주 작은 열대어부터 가오리, 쏠배감펭, 혹등고래에 이르는 거대한 생물까지 약 40종의 CG 해양 생물들이 등장한다. CG이지만 CG같이 보이지 않기 위해, 실제와 똑같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뼈 구조부터 수영법까지 물고기의 모든 것을 마스터한 것은 물론 수족관 답사, 해양 다큐멘터리 시청, 관련 대학과의 연구 협력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작업에 착수했다.
원작의 독특한 그림체를 살리기 위해 CG와 작화가 동시에 사용됐는데 손에 들어오는 물고기나 주인공들과 더불어 헤엄치는 해양 생물들은 손으로 그리고, 이동하는 물고기 떼나 무리 지은 생물에는 CG를 적용했다. 예를 들면 ‘우미’와 ‘소라’가 듀공과 함께 헤엄치는 장면에서 ‘우미’, ‘소라’, ‘듀공’은 손 그림이고 그들의 주변을 헤엄치는 물고기는 CG인 것이다. 전혀 다른 성질의 두 기술을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프레임마다 작화와 CG를 비교하며 수정하는 작업이 수없이 반복됐는데 3D 모델링 작업을 담당했던 CGI 디자이너 에비하라 유타카는 “<베르세크르> 속편을 만들고 싶어 입사했는데 물고기 모델링만 끝도 없이 하게 됐다”라는 웃픈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해수의 아이>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하는 혹등고래는 손 그림이 주는 특유의 질감과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살리기 위해 CG와 작화를 혼합하여 만들었다. 특히 작가가 의도한 모션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선 손 그림과 CG의 움직임이 100% 맞아야 했는데 이는 기존에 해오던 방식으로는 불가능한 부분이었다. 결국 CG팀은 실제 고래에는 존재하지 않는 뼈까지 만들어 작화 실루엣에 딱 맞는 모션 셋업을 완성했고 움직임 한 컷 한 컷마다 그림과 맞춰 다시 세팅하며 장면을 완성했다. 그야말로 애니메이션의 한계에 도전한 작업이었다.
‘미술의 바다'를 ‘CG의 바다’로! ‘도대체 어떻게 만든 거야’라는 생각이 들만큼 굉장한 그림!
<해수의 아이>는 말 그대로 바다의 영화. 극의 대부분이 바다에서 진행되는 만큼 잔잔한 모습부터 흉포한 모습까지 '바다의 500가지 얼굴’이 담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무쌍한 바다처럼 제작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담당 CGI 디자이너 나카지마 류키는 “워낙 압도적인 작화로 그려진 바다였기 때문에 과연 내가 만드는 ‘CG의 바다’가 ‘미술의 바다’와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계속 생각했다.”라며 작업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가장 먼저 난관에 부딪힌 지점은 파도의 움직임이었다. 호수나 강과는 다른 바다만의 움직임을 찾기 위해 제작팀은 옛날 작화 작품을 뒤져가며 잔물결과 큰 파도 간의 균형을 잡아갔다. 파도 문제를 해결하자 이번엔 해수면의 반짝임이 발목을 잡았다. 광원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원리로 파도가 빛나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해결책은 연구와 연습뿐. 제작진은 실사 영상들을 수없이 보며 나름의 규칙을 찾아내고 이를 영상에 적용해보는 정직한 방법으로 묵묵히 해나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완벽한 바다를 찾으려 노력한 제작진 덕분에 <해수의 아이>에는 정오의 잔잔한 물결, 노을로 물든 붉은 수면, 무시무시한 파도, 거울처럼 맑고 투명한 해변 등 지금껏 보지 못한 바다의 수많은 표정이 담을 수 있었다.
히사이시 조, <가구야공주 이야기> 이후 6년 만의 애니메이션 컴백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 이외의 작품은 NO! 단호했던 그가 고집을 꺾고 선택한 작품 <해수의 아이> “우주의 기억, 숨결, 생명의 생동감.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몰아치는 작품”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 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해수의 아이> 음악을 맡아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 깊고 푸른 바다의 세계를 한층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한 그의 음악은 영화의 또 다른 얼굴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히사이시 조는 자신에게는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아사오 감독의 존재가 크다는 이유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최대한 거절해왔는데 완고했던 그가 고집을 꺾고 6년 만에 선택한 작품이 바로 <해수의 아이>다. 4년 간 지치지 않고 부탁한 프로듀서 타나카 에이코의 열정과 아름다운 영상미에 반해 히사이시 조는 오랫동안 고수해온 방침을 거두고 참여를 결정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를 잇는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들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그의 창작욕을 자극한 것은 <해수의 아이>에 담긴 깊이 있는 주제와 다양한 상징이었다. 히사이시 조는 “<해수의 아이>에는 한마디로 형언할 수 없는 재미가 있어요.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제대로 북돋기 때문에 감각의 안테나를 세울수록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작품이기에 음악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작업 동기를 밝혔다. 또한 “기본적으로 영화 음악은 상황에 맞추거나 감정에 기대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선 그 어느 쪽도 하지 않았어요. 모든 것에서 거리를 두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음악이 극의 반주처럼 돼버리면 재미가 없어져요. 달리면 빠른 음악, 울면 슬픈 음악 같은 건 효과음의 연장선 같지 않나요?”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추구해온 미니멀리즘 음악의 극치를 선보였음을 시사했다. 작업 당시 유럽 투어를 앞두고 있던 히사이시 조는 3주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풍성하고 신비로운 곡조들로 <해수의 아이>를 가득 채우며 천재적 능력을 발휘했다.
완성된 음악을 들은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은 “그의 음악을 통해 작품 전체의 색감이 선명해졌습니다. 작품의 컷이나 장면, 지금까지 뿔뿔이 흩어져있던 것들이 음악을 통해 꿰매진 느낌입니다.”라고 극찬했다. 특히 “장면의 분위기나 캐릭터의 심정을 나타내면서도 결코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 거리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라며 히사이시 조의 미니멀리즘 음악에 큰 만족을 표했다. 음향 감독인 카사마츠 코지 역시 “히사이시 조 선생님의 음악을 축으로 전체 음을 구축했습니다. 음악의 가장 멋진 부분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도록 소리를 구성했죠. 일종의 음악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입니다.”라며 음악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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