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문을 외울 날>
삼십대의 독립 영화감독 진구는 생활비를 벌려고 대학에 시간강사로 나가고, 출근길 집을 나서며 그가 만든 주문을 외운다. 진구의 하루는 처에게 잔소리를 듣는 걸로 시작해, 학교에선 아둔한 여학생으로 인해 열을 낸다. 학과장인 송교수와는 예술영화의 미래에 대한 허망한 대화를 나누고 우연히 송교수의 비리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된다. 교강사 회식에서는 술에 취해 송교수에게 그 소문에 대한 진실을 묻다가 핀잔을 듣는다. 밤에는 자기가 만든 단편을 틀고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데 한 여자로부터 대답하기 정말 힘든 질문을 받고 곤란에 처하게 된다.
<키스 왕>
이십대 영화과 대학생인 진구는 자기 작품에 대해 송교수에게서 칭찬을 듣는다. 평소 좋아하던 여학생 옥희를 쫓아 아차산으로 찾아간 그는 옥희에게 사랑의 맘을 고백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한 것 같다. 뒷골목에서 헤어지는 옥희와 송교수는 비밀스런 연인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진구는 그 사실을 모른다. 진구는 옥희에게 다시 사랑을 고백하고 키스를 한다. 진구는 그날 저녁, 상을 타지 못하자 어지러운 맘으로 옥희의 집으로 찾아가고 옥희의 집 앞에서 밤을 꼬박 새운 진구는 새벽에 결국 옥희의 집으로 들어가서 그녀와 섹스를 하게 된다. 둘은 이제 사귀게 되는 것일까?
<폭설 후>
오십대의 영화감독 송감독은 생활비 때문에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나가지만 겨울 계절학기 강의엔 학생이 아무도 나와 있지 않다. 아무리 폭설 때문이라도 학생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끼며 수치심에 빠진 송교수, 동료교수에게 다음 학기부터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선언을 해버린다. 그런데 옥희라는 여학생이 잰 걸음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진구라는 남학생도 도착한다. 두 학생과 솔직한 질문과 대답시간을 가지는 송교수. 수업이 끝나고 스산한 맘에 감독은 혼자 낙지를 사먹는다. 그게 체하고 골목에서 낙지를 토한다. 송감독은 자기가 학교를 그만 둔 것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옥희의 영화>
영화과 여학생 옥희는 자신이 사귀었던 한 젊은 남자와 한 나이 든 남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 아차산이란 곳에 만 일 년을 사이에 두고 각 남자와 한 번씩 찾아왔던 경험을 영화적으로 구성했다. 그 산에서 각 남자와의 경험을 공간별로 짝을 지어놓고 보여준다. 주차장, 산 입구, 정자 앞, 화장실, 목조 다리 앞, 산 중턱 등의 공간에서의 각 남자와의 모습이 짝지어 보여지면 두 경험 사이의 차이와 비슷함을 구체적으로 보게 된다. 그런 구성 덕에 우린 옥희와 두 남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어떤 총체적 그림을 보고 있다고 느낌을 가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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