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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한, 고색창연한 상상력이 주는 의외의 즐거움 월드 오브 투모로우
bfree93 2005-01-20 오후 8:46:04 1000   [3]

영화를 보는 개개인은 워낙에 다양하지만 아마도 크게 세 부류 정도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 보는 것을 업으로 삼으며 자신이 본 영화를 직접 평하는 평론가들, 영화를 단순한 재미 이상으로 즐기면서 엄청난 잡식 취향을 가진 소위 영화 마니아들, 소일거리 또는 딱 재미로만 생각하는 일반 관객들. 이들 사이에 어느 것이 좋고 나쁘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취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평론가들이 좋다고 손 치켜드는 영화가 의외로 관객들로부터 가멸차게 외면당하고, 관객들이 쌍수 들며 환영하는 영화에 대해 평론가는 사정없이 손가락을 아래로 향하는 게 가능하죠.

그렇다면 <월드오브투모로우>는 어디쯤에 위치하는 영화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는 일반 관객들에게 커다란 호응을 얻기에는 힘들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영화에서 가장 신경 쓰는 스토리의 개연성과 시각적 이미지에서 이 영화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할 테니까요. 주인공을 남기고 느닷없이 철수하는 적들, 시간에 딱 맞춰 제 때 탈출하는 동료, 분명 밖에 쓰러져 있어야 할 적이 버젓이 안에 들어와 있는 상황 등 논리적 개연성은 의외로 허술한 데가 많습니다. 더구나 그 세련되지 못한 로봇의 이미지나 실물 같지 않은 그래픽은 또 어떻구요? 이쯤 되면 '이게 뭐야?'라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만 보면 상당히 많은 즐거움을 선사해줍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재활용 잡탕밥 같은 인상이 짙어요. 느와르와 독일 표현주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영화의 초반부는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났을 때와 같은 반가움을 선사하고, 온갖 고풍스런 SF를 섞어놓은 듯한 디자인들도 흑백사진을 꺼내들며 느껴볼 수 있는 감정과 같은 즐거움을 주죠. 물론 실사와 가공을 전혀 구분하기 힘들 만큼 세련되고 정교한 그래픽을 선호하는 대중들이 대다수겠지만 가끔씩 이렇게 옛날 스타일들이 부각되면서 어이없는 유머와 상상력을 즐기고 싶은 저 같은 관객도 있는 법입니다. 깡통 로봇들 사이로 프로펠러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바다에 빠진 비행기가 갑자기 잠수함 역할까지 해 버리는 그 허무맹랑하고 고색창연한 상상력이라니! 예쁘고 멋진 것들이 스크린을 주름잡고, 강력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영상을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대단히 유쾌한 일일 겁니다. 그러나 이 유쾌함은 앞서 말했듯이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몫일뿐이에요. 그 유쾌함 때문에 스토리의 개연성 없음이 충분히 용서되고도 남지만 유쾌함을 얻어내지 못한 관객들에게 <월드오브투모로우>는 용서의 빌미를 전혀 제공하지 못하는 영화가 될 겁니다.

http://blog.cineline.com/b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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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투모로우(2004,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
제작사 : Paramount Pictures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수입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2005W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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