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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적 권력과 부의 네트워크에 대한 회고록 말죽거리 잔혹사
mgjun 2004-04-19 오후 10:16:23 1078   [2]

1978년 유신말기, 권력층의 부와 묻지마 정치자금의 축적을 위한 강남의 개발붐 속, 군사독재의 폭압이 예외일 수 없었던 강남의 한 고등학교가 있다.

때는 바야흐로 '충성'구령의 군사정권 흉내로 등교하고 오직 성적과 가정의 배경으로 판단받고 가혹한 폭력으로 일상이 점철되어 가던 잔혹한 시절이다.

유신정권의 개발과 성장 이데올로기는 전사회를 지배하며 이의 수단이 되었던 폭력이 신성한 학교의 체제 유지에도 어김없이 사용되고 있다.
사회에서 그 부모가 그렇듯 부잣집 도련님은 학교에서도 권력을 등에 업고 폭력을 휘두르고 이를 비호하는 군사복 입은 선생놈들이 하나되어 자본주의 똥물에 상아탑을 쑤셔박고 폭력적 권력의 발바닥을 핧아주고 있다.

어쩌면...
이시절 이렇듯 불합리하고 폭력적이며 잔혹한 일상에 너무나 무기력해 상실의 나락을 헤매던 우리네 가난한 부모들은 자식에게 그 혹독한 현실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수단으로 그토록 좋은 성적, 좋은 대학과 돈, 권력에 우리를 집착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우리들의 어머니들은 이를 못 배운 서러움이라 치부했는지 모르고 우리는 아직도 이를 '교육열'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군사정권의 폭력과 이를 통한 권력과 부에 대한 암투로 쓰러져버린 상아탑을 지난 50년간 우리의 형제, 자매와 자식들의 무거운 가방 맨 어깨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우리세대 역시도 그렇게 힘든 시간을 고스란히 겪었건만, 현실을 외면하며 그 근원적인 원인을 애써 무시하고 우리 부모처럼 이 원죄를, 무엇을 위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하지 않은 내 탓인줄로만 알고 똑같이 자식을 기르려하며 지금도 고통에 눈물 흘리며 이민을 생각하는 세대로 변해만 가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도 우리네 형재, 동생과 자식들은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막연한 부와 권력을 가져다 줄 대학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매일밤 처진어깨로 학원가의 가로등 아래를 스쳐지나가고 있다. 그 너머엔 실업자로 길거리에 내 팽개쳐지는 현실에 눈을 가리운채...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그들은 우리의 망각에 기생하고 있다.

그 원죄인 부패된 권력이 이번에도 우리의 순진한 망각을 바탕으로 유신의 장본인을 앞세워 국회에 또아리를 틀었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는 거짓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잊으라 잊으라 외치고 있다.

서민의 희망을 짖밟고 솓구쳐오르는 아파트 값, 열등생을 양산하는 강남 학군과 썩은 냄새나는 그들만의 특권 유지를 미끼로 던지며 이 마약같은 믿음에 호소한 무리들이 곪아터진 국회에 다시금 생채기를 내려한다. 지금도 그 권력, 그 부유함에 영합하며 똑같은 부패한 정치세력에 철저한 자본주의, 민주주의자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한 우리 자신을 기생시키려 하며 우리의 자식을 똑같은 모습으로 키워내려 하고 있다.
말죽거리는 또 다시 돈과 권력의 부패하고 잔혹한 역사를 이어가려하고 있다.

책임없는 우리의 행동이 다시금 우리의 자식에게 부와 권력만이 세상의 절대가치가 되는 잔혹의 역사를 대물림해 주고 있는지 모른다.

아마도...

현수에게 이소룡은 모든 권력과 폭력에 항거하는 슈퍼맨이자 영웅이었을 것이다. 묵묵히 악에 대항하며 아름다운 춤사위와 같은 몸짓으로 적을 쓰러뜨려가는 영웅을 닮으려는 노력으로 현수는 삶의 목적을 찾았으리라. 영화 마지막 그의 폭력이 그토록 가슴후련했던 이유였으리라.

오늘도 난 이소룡의 부활을 꿈꾸어 본다.

[조은나라] http://blog.empas.com/iceman00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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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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