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해도 좋다! 스크린에만 나와주셈! 아놀드옹의 반가운 귀환.

(스포일러 없습니다.)

<달콤한 인생><악마를 보았다><놈놈놈> 등의 정말 내 취향 제대로 반영된 멋진 한국형 액션 영화들을 만들어 온 김지운 감독의 첫번째 할리우드 데뷔작이라는 것에서 일단 의의를 둔다. 더군다나 그 첫번째 데뷔작의 주연이 다름이 아닌 내 인생 최고의 영화인 <터미네이터2> 의 주인공.. 아놀드 슈왈제네거라니!! 그저 반갑고 또 반갑고 놀라울 수 밖에 없다.

기대와는 다르게 영화는 사실 굉장히 가벼운 느낌의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오락 영화였다. 그냥 소소한 B급 정서의 킬링타임 액션 영화랄까. 진지해질려고 해도 도무지 진지해질 수 없는 깨알같은 코믹과 정서가 영화에 가득 배여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진중하고 멋진 액션 영웅의 귀환을 바랐는데, 살짝 의외고 아쉽기도 하지만 이렇게 귀환을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역시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김지운 감독이기에, 나름대로 공들인 고속도로 카체이스 액션을 비롯하여 옥수수밭 카체이스 액션도 좋았고, 자동차 엔진과 주행 음향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 그 스피디함을 정말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 예측할 수 없었던 피튀기는 잔인함도 상당히 재밌었고 빗발치는 총알들의 총격전들도 볼만했다. 그런대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액션과 스토리는 딱 기본 이상으로 충족 시킨다. 허나 생각보다 너무나 단조로운 대결과 어딘지 비어 있는 듯한 느낌과 정체성이 느껴지는... FBI 캐릭터들 스토리의 공백이 아쉬웠을 따름.

흠.. 영화에서도 아놀드 옹께서 "I'm old" 라고 말한다. 하지만 올드해도 좋다. 여전히 강력한 액션 카리스마를 뽑내시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그저 스크린에서 그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이다. 아직 한국나이로 67세밖에 되시지 않았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지 않던가. 이제부터 제2의 헐리웃 스타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거다. 인간 수명 8~90 기본으로 찍는 시대이니만큼, 전설의 기네스 보디빌더였으니 만큼 건강관리, 체력관리 잘하셔서 남은 인생 영화에 올인해주셨으면 좋겠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함께 주연하는 탈옥영화 <더 툼>을 비롯하여 굉장히 간지나는 스틸샷의 액션 영화 <텐> 등등 차기작도 정말 많은데.. 어서 어서 빨리 나왔으면 한다. 더불어 웰컴 투 코리아~!! You should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