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하한 영화일까 아니면 반미열풍의 희생양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틀리겠지만 전형적인 007영화의 구성을 따르고 있는 느끼한 버전의 영화!-
스파이 영화의 고전이자 원조라 할 수 있는 영화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당연히 007이라는 대답이 나올 만큼 007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파이 영화로서의 브랜드 적인 인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인지되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현실아래서 어느덧 007영화 시리즈가 만들어진지 탄생 4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는데 심심풀이 땅콩같이 심심치 않게 주말 영화프로를 가끔 씩 장식하는 007영화를 우리나라 국민 중에 한 두어 편이상 보지 않은 사람은 흔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각설하고 지금 20회를 맞고 있는 007 최근작 "어나더 데이"가 단순히 007영화라는 이유 이외에 새삼스레 세간의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근래에 불고 있는 미군 장갑차 사건으로 야기된 반미감정과 결코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007영화하면 떠오르는 배우는 당연히 숀 코네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인데 제일 많은 007시리즈에 출연했고 007이라는 영화가 풍기는 이미지의 기초를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출연했던 로저무어와 "골든아이"에서 신작 "어나더 데이"까지 총 네편에 출연한 지금의 피어스 브로스넌에 이르기까지 007영화의 주인공이 가지는 귀족적인 스파이의 모델은 항상 위기와 절망의 순간에 여유를 잃지 않는 멋있는 스파이의 전형적인 가이드 라인을 제공해왔다.
◎007영화의 전형적인 구도를 따르고 있는 영화! 이번에 반미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아래서 '007 안보기 운동"이라는 새로운 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그 돌팔매질의 타겟이 되어버린 "어나더 데이"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전작들이 보여준 007 영화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영화이다. 내부의 배신과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도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는 냉철한 스파이의 모습도 그렇고 항상 그렇듯이 등장하는 미모의 본드걸이나 특수무기로 007영화에서 언제부터인가 빼놓을 수 없는 특수 자동차와 오메가표 시계, 그리고 초음파 반지 등등 선으로 대표되는 007의 앞에서 악은 영원히 승리하지 못하다는 권선징악의 플롯마저도 변함 없는 007 영화의 메시지로서 전달되고 있다. 당한 것은 배 이상 값아 줘야 한다는 식의 007 스파이 영화만의 자존심이 보여주는 스파이 세계의 비정함이나 국가대표급 스파이라는 이름의 대명사로서 본드라는 그 이름이 상징하는 고집인지 악당을 쫓아 끝장을 보는 제임스 본드의 스파이로서의 집요함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어떻게 보면 잔인하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진행되는 점들 역시 너무나 유사하다. 솔직히 누적관객 20억명, 흥행수입 30억달러 즉 우리나라 돈으로 4조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고 있는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시리즈로 평가받는 007이 가지고 있는 작품적 완성도나 흥미성은 나혼자만의 편견일진 몰라도 킬링타임용 영화 그 이상 또는 그 이하의 가치도 아니다.
◎아시아는 물론 한국을 경시하는 듯한 점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몇 년 전인가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의 전자 백과사전에 우리 나라의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고 하면서 오류를 바로잡자는 캠페인이 일어난적이 있었고 결국 일본해와 동해를 같이 표기하기로 그 회사가 고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렇듯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외국 특히 미국이나 유럽 쪽에 잘못 알려진 것들도 많았고 약간은 미개한 후진국으로 알려져 왔던 것도 사실이라면 사실이었는데 최근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자국민의 프라이드가 높아지면서 이런 오류들도 많이 사라지고 또 이러한 점들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국민들의 애국적인 자긍심이 높아진 것이 경제적인 성장을 이룬 것보다도 문화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성장을 이룬 것 같아 기쁜 생각이 든다. 이러한 우리의 정신적 성장과 달리 미국을 비롯한 유럽 유수의 나라들은 아직 자신들의 문화적·경제적 성취에 도취되어 아시아를 비롯한 한국에 대해 경시하는 풍조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번 20번째 시리즈"007 어나더 데이"를 단지 장갑차 사건이 불러온 반미감정의 희생양으로 영화를 단지 영화로만 보아달라는 영화사나 홍보사의 홍보멘트를 감안하더라도 대사상에 분명히 명시된 남북한의 분단상황을 통해 보여주는 남북한의 분단상황은 그리 긴장되어 보이지도 않고 군사 분계선의 엉성한 배경설정은 현실감을 결코 주지 못하는 부분들이었다. 핵무기 사용에 대한 내용들이나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가는 전체적인 분위기 등도 지금의 고압적인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맞물려 생각해볼 때 같은 한 민족으로서 썩 유쾌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점이었고 첩보영화가 가지고 있는 불법적인 상황 연출이기는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주권국가인 북한에 침투하는 장면들과 또 007이 북한에 침투한다고 했을 때 우리의 대통령은 결코 그러한 작전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 이야기하면서도 그렇다면 우리도 빠질 수 없다는 식의 미국이 항상 보여왔던 뒤에 빠져서 조종하는 빠져나갈 구멍을 항상 만들어 놓는 정책 전략을 보여주는 장면들도 영화와 현실과의 관계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씁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점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인터넷상에 문제가 되고 있는 장면상의 문제로서 거론되고 있는 농촌의 모습과 자동차를 바라보는 농부의 모습이 남한의 농촌풍경과 바보 같은 국민의 이미지를 불러왔다는 점에서는 내가 생각할 때는 오히려 남한 농촌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아시아 다른 나라의 농촌 모습 같았기에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엔딩 장면에서 문제시되는 부분으로서 섬 위에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절인지 사당인지 불분명한 건축물(우리나라 절의 양식이 아니었음) 위에서의 정사장면 역시 한국을 비하하는 장면으로 보기에는 그 논리적 타당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부분들인 것 같다.
◎전작들과 달리 새롭게 돋보이는 점들과 007 무조건 보지 말아야 할까? 20번째 시리즈를 맞는 007 어나더 데이는 확실히 전작 007 영화들과 다른 점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전작들에서도 실패한 007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 작품들도 있지만 이번은 완전히 실패한 영웅으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고 등장하는 악당들의 모습 역시 007영화가 항상 권선징악의 구도로서 일방적인 우세로 몰아가던 것과는 달리 007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영제국 국기를 새긴 낙하산을 악당인 문대령이 타고 내려오는 점이나 007 만의 전유물이었던 온갖 특수무기로 무장한 슈퍼카를 행동대장 격인 자오가 타고 공격하는 점들은 이전 007 영화들과는 달리 새롭게 돋보이는 점들이었다. 거기다 위성무기 이카루스의 공격을 받아서 빙벽에서의 아슬아슬하면서도 스케일 큰 해일 위에서의 서핑장면 장면도 기억에 남을 만한 큰 스케일의 장면이었고 유전자 조작과 치료로 완전히 다른 사람을 만들어내는 내용상의 이야기들도 지금의 유전자 조작과 복제 아이가 제조되는 현시대적 이슈에 적절한 화두로서 잘 맞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느끼하고 귀족적인 이미지의 스파이 모습은 이미 식상함을 불러올 정도로 새로운 세대의 관점에 벗어나 있으며 나 혼자 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007영화가 냉전체제가 지난 후 미묘한 영화상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인지 선한 나라대 악한 나라의 대립을 그리기보다는 스펙터와 같은 악한 단체나 개인을 적으로 묘사하며 20회까지 이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스파이 영화로 느끼기에는 강대국의 스파이가 오직 선으로서 대변되는 약소국은 악 일뿐이다라는 식의 아니 악으로 그려지고 있는 영화상의 이미지에 대한 느낌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인들에게 007영화가 주는 환상이나 재미보다는 불쾌감을 더 가져올 수도 있으리라는 점이다. "007어나더 데이"가 다소 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은 지니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불고 있는 반미 감정에 동참해서 단순히 보지 말아야 할 영화로서 이 영화를 판단한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수도 있기에 그러한 조류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뛰어난 영화라고 자신하기도 뭣한 위에서도 이야기한 단지 킬링타임용 영화 그 이상은 아닌 영화라서 그리 권하고 싶은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유대인의 경전으로 알려진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남을 비방하는 것은 살인보다도 위험한 일이다. 살인은 한사람 밖에 죽이지 않지만 비방은 세 사람을 죽인다. 비방하는 사람 자신, 그것을 듣고 있는 사람, 그리고 화제가 되는 사람이다" 영화를 영화로서 판단해야 한다는 영화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어차피 그런 반미적인 의미에서 007을 안볼 것이라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등 굵직한 직배영화들을 포함한 허리우드 영화들을 모두 안 봐야 자신들이 내세우는 논리에 대한 타당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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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커밍아웃합시다.. 난 더럽고 아니꼽고 소인배라서 이 영화를 안볼테니.. '영화는 영화다'란 분들은 욕먹더라도 이딴저딴 핑계대지 말고 보슈..
2002-12-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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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제20편 : 어나더데이(2002, Die Another Day)
제작사 : MGM, United Artists, Danjaq Productions, Eon Productions Ltd.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jamesbond.fox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