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코미디, SF물에 대한 기대에는 살짝 못미쳤지만, 기대하지 않은 것에 대한 감동을 받았다.
<맨인블랙3>가 말 하는 휴머니즘과 가족애.
80년대 미국 TV드라마 'V' 를 너무 감동 깊게 본 내 동창은 외계인이 파충류라고, 파충류 피는 녹색이라고 굳게 믿는 아이가 있었다. 안습;
<에이리언> 시리즈나, 'V' 나 대부분 외계인은 파충류처럼 표현이 된다.
눈이 몇 개 달렸다거나 다리가 몇 쌍이라거나, 살갗이 개구리 같다거나, 그 외에도 나는 신이 창조하지 않은 모습의 괴물체, 외계인이 나오는 공상 과학 영화를 매우 싫어한다;
<맨인블랙3> 에서는 캐릭터의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외계인이 많이 나와, 여기저기서 해괴한 것들이 수족관에 떠다니고, 혀가 튀어나오고, 머리가 잘라지는 씬들은 겁이 무척 많은 나에게는 써늘하고 무섭기까지 했고, 외계인들이 의인화 되었기 때문에 인격 모독적인 느낌까지 받는다.
그냥 유쾌하게 웃지 못하는 것은 오락영화를 보는 내 자신이 너무 진지하기 때문인 듯.
영화 속 외계인은 침을 왜 그렇게 줄줄 흘리나 ㅠ.ㅠ (그것들도 침에 아밀라아제가 있나, pH는 몇 일까 영화 속 가정이 궁금 ㅋ)
<천녀유혼>시리즈도 요괴의 무시무시한 사이즈의 레드 카펫보다 더 긴 혓바닥과 징그럽고 무서워서 안보는데, <맨인블랙3> 제발 그 정도 유쾌하게, 과다 출연 안해준 외계인들(각본)에게 감사할 뿐이다.
<맨인블랙3>도 미국 우월주의 영화!
1969년 7월 16일 달로 쏘았다는 아폴로 11호의 신화를 믿지 않는 미국인이 8.7%라고 한다.
경쟁자 구소련에게 지기 싫어 시츄에이션을 꾸몄다는 음모론이 아직도 팽배한데, 영화 <맨인블랙3>로 미국은 다시 한 번 미국의 달 착륙에 쐐기를박는다.
<수퍼맨>이 성조기를 들고 지구를 한바퀴 돈다거나,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미국 대통령이 우주 조종사로 직접 나서는 것처럼 미국 우월주의 영화의 주제는 '지구는 미국이 지킨다!'
<맨인블랙3>도 1969년 7월 15일로 돌아가, 다음 날 아폴로 발사 전까지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인으로부터 구원한다는 영웅신화이기도 하다.
5차원적 사고를 하는 그리핀이라는 '초인'이 등장한다.
J와 K가 있어도 결국 과거, 현재의 트러진 사건의 실마리를 풀 Key를 들고 있는 사람은 그리핀이다.
시공을 초월해 인류를 구하고, 그러하게끔 도와주는~
<맨인블랙3>는 흑인 인권영화다.
(주인공 윌 스미스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자서전 영화에주인공에 채택 될 가능성이 많다는데...)
과거 흑인이 멸시 받던 미국 사회로 돌아가 흑인이 고급차를 몰아도 편법이나 강취가 아닐 수 있음을, (영화 본지 며칠 지나니 좀 잊어먹는데;) 흑인도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것이 합당함을 강한 어조로 주장한다.
내한 홍보 중, 윌 스미스가 영화 종료 5분 전에 반전이 있다고 했다. 무지 기대했음~
반전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전환이 없었으면 나로서는 <맨인블랙3> 실망이었다.
하마터면 시간여행을 통해서 뒤트러진 역사를 바로 고쳐놓는다는 <빽투더 퓨처>와 같은 영화로 파묻힐 뻔.
아폴로 11호를 통해 지구를 구한다는 시퀀스부터가 J와 K의 운명적인 만남과 내가 가장 감명 받은 부성애를 말해준다.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가 물려주신 시계를 보았으면...'애니몰 보리수' 와의 결투에서 안죽고 자기 자신 살려고 몇 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현재 시간으로 돌아왔을 때) 1969년 7월 19일 과거로 1번 더 갈 줄 알았다. '그 분' 살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