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서극 감독을 매우 좋아하는 편입니다.
오락성이 있는 영화를 매우 재밌게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이번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도 그런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
요근래 본 중국영화로써는 재미와 완성도라는 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서기 690년 당나라, 고종 승하 이후 대륙 역사상 최초의 여황제를 노리는 측천무후.
하지만, 즉위식을 앞두고 그녀의 측근들이 '인체자연발화'로 타죽는 사건이 발생,
유배되어있던 적인걸을 불러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측천무후나 적인걸 모두 실제인물이었으며, 그렇기에 영화는 더 흥미롭습니다.
'인체자연발화'라는 사건, 역시 매우 흥미롭구요.
'적인걸'이라는 캐릭터는 영화 속 그들의 동료들과 함께,
'셜록홈즈' 혹은 국내의 '별순검' 등을 떠올리게하는 추리캐릭터입니다.
영화 속에도 나오지만 측천무후는 적인걸을 매우 가까이하면서도,
그의 명석한 두뇌와 추리력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유배를 보내기도 하죠.
그만큼 뛰어난 캐릭터입니다. 영화적으로 그리기에도 매우 괜찮은 인물이죠.
'측천무후'는 역사적으로 말많은 최초의 여황제.
그렇기에 기가 센 여자라든지, 무서운 여자라든지 하는 말이 많네요.
영화 <적인걸>에서는 그녀가 좀 미스테리한 인물로 나오지만,
나름 여자의 몸으로 황제자리에 오르기까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핍박의 어려움과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약간 측은한 얘기도 나옵니다.
과연 그것을 어떻게 판단해야하는지는 보는 자에 따라 다를 듯.
영화는 이렇게 흥미로운 두 캐릭터를 묶어,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유덕화의 적인걸은 매우 적역의 캐스팅으로, 유덕화 형님은 나이도 안 드시는지
나이를 드실수록 점점 더 멋있어만 지시는군요.
측천무후역의 유가령은 배우 양조위의 아내이죠.
카리스마있는 여황제역할을 잘 연기해냈습니다.
그 외 이빙빙이나 양가휘 등 조연배우들의 역할도 좋았습니다.
특히 적인걸과 같이 다니는 동료들은 왠지 '셜록홈즈와 왓슨'을 연상시킨다는..
물론 굳이 따진다면 '무협을 하는 셜록홈즈'겠지만 말이죠. ^^;
영화는 '추리+무협=신선한 중국오락영화'라는 이점을 내세우고,
거대한 대불상이라는 볼거리까지 선보이며
추리하는 재미, 캐릭터를 보는 재미, 볼거리까지 보여주는
다층적인 3중재미를 가진 중국영화로 탄생했습니다.
서극 감독이 정말 오락영화 하나만은 뛰어나게 잘 만드는 듯!
그래서인지, 제67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에 오르기도 했죠.
어느 정도 작품성을 미리 인정받기도 한 셈이네요.
'적인걸'이라는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입니다. 솔직히 다른 사건으로 후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흥행을 두고봐야 알겠지만, 꽤 좋을 듯 싶네요.
중국은 9월 29일, 국내는 10월 7일 개봉합니다.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10월이란 걸 생각하면, 중국영화치고 쏠쏠한 흥행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하는 재미를 가진 무협영화 <적인걸 : 측천무후의 비밀>.
10월달에 놓치지말아야할 오락영화 중의 하나가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