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리얼리티 추구로 잔인하지만 원빈은 멋졌던 영화
먼저 배우에 대한 내용을 쓰자면 원빈은 가을동화 같은 데서 약간 거칠지만 순수하고 귀여운 면도 있는 남자인 줄로만 알았는데 오호~ 벗으니 초콜릿 복근을 넘어선 몸 전체가 근육인 듯한 탄탄한 느낌! 멋지다! 그리고, 아역 김새론. 작년에 여행자 볼 때는 아빠(설경구)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적응하지 못하다가 결국 아이들의 생존본능으로 프랑스로 입양되는 내용인데, 이번 영화 아저씨에서도 술집 호스트로 일하고 뽕도 하는 엄마 밑에서 자라며 가끔 어설픈 도둑질도 하는 아이, 엄마 때문에 납치되서 장기를 뺏길뻔한 아이로 나온다. 어떻게 맡는 역마다 아이가 하기엔 충격적이기도 하고,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 역만 하는지. 실제 부모는 무슨 생각으로 배역을 허락했을까? 성인인 내가 보기에도 아저씨 내용과 영상은 너무 잔혹한데 영화 촬영 후 심리치료라도 해야하는 건 아닌지 내가 다 걱정이 됐다. 여행자 때는 어리게만 봤는데 아저씨에서는 그새 시간이 흘러서 키도 좀 커진 느낌이었고. 아직 여자라는 느낌은 별로 안 들지만.
내용적인 측면은 사실 마약을 둘러싼 뻔한 이야기일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국군 첩보조직 소속의 원빈이 전당포를 하며 조용히 사는데 원빈의 잠자는 콧털과 죽은 아내+뱃속의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김새론을 구출함으로써 보상받고, 속죄하려는 심리가 반영되어 볼거리가 있는 영화가 됐다. 경찰이 나름 머리 쓴답시고 차태석(원빈)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어서 미국 대통령에게 I kill You라는 mail을 보내서 미국의 FBI가 그에 관한 정보를 내뱉게 하는 장면도 나름 재미있는 설정이었다. 나도 보내볼까?라는 호기도 생기고. 조연으로 나온 많은 사람들도 이름은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름 많은 출연경험이 있는 분들이라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나의 불만 요소라면 요즘 아무리 리얼, 리얼리티가 대세라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잔혹했다는 거다. 장기를 적출하는 내용, 빠진 눈알, 칼부림, 총싸움 등. 피도 너무 많이 튀기고 약간 역겹다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마지막에 원빈과 김새론이 서로를 껴안고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는 장면은 예쁘기까지 했다. 포인트로 등장한 원빈 손가락의 형광연두색 메니큐어와 그 위에 매직으로 그린 듯한 >.< 표시.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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