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화보인생 원빈, 예고편 떡밥에 제대로 걸려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훗...여심이란^^;;
솔직히 상영관에 들어가 앉아서도 마음속으로는 원빈만 건져도 본전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의외로 이 영화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액션도 산뜻했네요.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건 물론 원빈 때문입니다. 무시 못할 그 비쥬얼에 굴복했습죠. 네네;;
하지만 아역인 김새론양의 캐스팅도 제 구미를 당겼습니다. 여행자에서 봤을 때 그 충격이란.
연기하는 것 같지도 않으면서도 정말 장면마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연기를 보여줬죠.
그때는 전혀 연기를 배운 적이 없던 때라니 정말 놀라울 수 밖엔 없었습니다. [아저씨]에서도
새론양의 연기는 빛납니다. 원빈 정도의 아저씨가 목숨 다 던져 구해줄 만큼 사랑스럽습니다.
과거 임무수행 후 아내와 그 뱃속의 아이를 잃은 후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전당포에서
늘 고독하게 살아가던 차태식에게는 유일한 친구 소미가 있습니다. 마약중독자에 남자 관계까지
복잡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입니다. 하지만 그 나름 희망도 있고 붙임성도 좋은 아이죠.
거짓말쟁이에 소소한 도둑질을 일삼지만 그래도 태식에게 소미는 사랑스러운 친구입니다.
소미를 보고 느꼈던 건 정말 측은하다는 거였습니다. 매일 술먹고 같이 죽자는 말뿐인 구제불능
엄마, 하지만 소미는 그런 엄마라도 사랑하고 또 사랑받고 싶습니다. 쓰레기통이라는 해괴한
별명을 달고 다녀도 소미에게는 엄마가 있다는 것 그리고 친구인 태식이 있다는 것이 나름의
작은 행복입니다. 아저씨까지 미워하면 좋아할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말에 정말 눈시울이ㅠㅠ
이 영화는 주구장창 원빈만 나옵니다. 아무래도 소미가 사라지고 그 행적을 쫓아 복수를 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에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정부특수기관 소속이었던 전적을 십분 발휘해
적들은 다 때려눕힙니다. 이 과정에서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최후의 악당인
만석이 종석이 형제가 장기밀매업자인 것도 이 잔인한 무드에 한 몫을 합니다. 어쨌든 이 영화
원빈이 전부입니다. 원빈을 너무 싫어하시면 보지 마십시요^^;;
조연들 캐스팅이 아주 좋은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만석이 종석이 형제는 정말 연기인줄
알면서도 이가 갈렸습니다. 마약반 김치곤 팀장으로 나온 배우도 좋았던 거 같습니다. 근데
결과적으로는 그다지 주목할 역할은 아니었네요. 처음에는 뭔가 한 건 할 거 같은 역할이라고
느꼈는데...역시 원빈이 전부이다보니^^;; 아...또치 그 배우도 연기 잘한 거 같네요.
일단 언제봐도 아이들 가지고 나쁜 짓하는 놈들은 영화 드라마...픽션으로 봐도 정말 용서가
안되더라구요. 만석이 종석이 죽을 때 저 차태식에 빙의됐습니다. 법의 심판도 있지만 정말
그런 사람들은 저 정도로 벌 받아야지 싶더라구요.
이 영화는 영화프로그램을 통해 들은 것처럼 근거리 액션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양팔 안에 들어오는
거리에서 절도있고 빠르게 이어지는 액션이 많아서 주로 상반신이나 클로즈업 씬이 많습니다.
원빈의 비쥬얼을 감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명이서 달려들어
싸우는 씬이나 중국영화나 헐리우드 액션처럼 두 사람이 온 공간을 다 써가며 싸우는 방식과는
달라서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몇몇 액션은 너무 빨라서 못따라 잡는 것도 있었습니다.
빨라서 감상이 안됐네요^^;; 극중 대사에도 나옵니다. 원빈 너무 빨라서 보지도 못했다고ㅎㅎㅎ
후반부 마지막 복수씬이 정말 잔인했네요. 물론 진짜 잔인하다 하는 영화에 비하면 새발에 피지만
여성분들은 영화 끝나고 나가면서 잔인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눈까지
질끈 감을 정도로 잔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서로를 가족만큼이나 소중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아주 사소한
일들 때문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아주 작은 행동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닫았던 마음을 열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관계로 이어지면 표면적으로는 단지 이웃사촌일 뿐이지만 목숨을 내걸고 지켜내고자
구해내고자 하게 되는 것입니다. 줄거리만 들으면 차태식이 정말 미친 게 아닌가 싶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왜 그렇게까지 소미를 구하고자 하는 지 받아들일 수가 있었습니다.
감독이 액션영화임에도 원빈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가진 특유의 여린 느낌 때문이라고 했었는데요.
소미에게 가족과 같은 정을 느끼고 친구와 같은 우정을 느끼고 그래서 결국 소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차태식에게 그런 면이 꼭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캐스팅을 정말 잘하신 것 같아요.
소미의 생사에 민감하고 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표정연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이만 악물면
금방이라도 "내 핑계대지마!"가 튀어나올 거 같은 대사처리가 종종 있었는데 그건 좀 아쉽더라구요.
모처럼 시사회가 아니라 돈내고 본 영화인데요. 돈이 아깝지는 않았네요. 영화 자체가 원빈 영상화보
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용이나 액션면에서 만족했습니다. 간단한 줄거리인데도 그다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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