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칼부림과 욕설 그리고 자극적인 성이 들어차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말 그들의 세계이며,
리얼리티를 추구하기 위한 어쩔수없는 고뇌이자,
팔리게 하기 위한 노골적인 요령이기 때문에
욕으로 비탄받는 우리나라의 조폭영화가 이 정도로 빠져준다면
굳이 말리고 싶지 않다.
멋진 작품이지만 전작 <말죽거리 잔혹사>를 생각하면
<비열한 거리>는 아쉽다.
포스터에서 뿜어져나오는 느와르적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특색없고 투박하기 그지없는 시선으로 일관한다.
조폭과는 전혀 상반되는 이미지의 조인성은 노력하지만
<논스톱>때의 건전청년이 드문드문 보일 정도의 미스캐스팅.
그러나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며 어느정도 그의 눈빛은
세상과 등지어져 반쯤 미쳐버린 분노로 어느정도 호소력있다.
유하의 <말죽거리 잔혹사>ADULT버전.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비열하다.
너무도 비열하지만 그게 상당히 공감이 가며 고갤 끄덕이게 한다.
친구가 이 세상 단 한명뿐인 친구인척 해도
조인성처럼 순진하게 의리만 찾는 녀석들은 뒷통수 맞기 마련이고,
목숨, 심지어 가족까지 받쳐 충성을 맹세해도
더 좋은 다른 개가 나타나면 버려지게 마련이다.
아직 사회인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운 나이지만
아직 이 냉혹한 세상의 혹독함을 제대로 겪어보지못한 나이지만
이 작품은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다소의 과장이 있다고 하나,
너무도 충분히 이 더러운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단거. 사실 아닌가.
이 세상은 아무도 믿을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
입 안 가득 씁쓸한 한숨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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