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에서 가장 깨끗할 것 같은 신부를 통해 깊숙한 욕망 앞에
무너지는 인간, 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멸해가는 과정.
이 또한 신의 시험... 시험에 드는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가.
상현은 내내 나약한 인물로 그려지고 조신하며
장님 신부님 역시 욕망에 굴복하는 나약한 인간이다.
태주는 상현의 그 혼돈에 불을 질러 타락의 길로 인도하는 사탄이자
지옥으로 표현되는 가정 안에서 가장 ‘순수’한 존재.
부끄럼타는 여자가 아니라는 태주의 순진무구함과
피나도록 허벅지를 때리며 성욕을 참으려 애쓰는 상현은 대조적,
그러나 서로의 일상이 똑같이 답답했음을 서로 알 수 있었다.
서로가 가지고 있던 아픔은 욕정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섹스는 서로를 치유해주기 위한 수단이다.
상현은 태주의 발을 핥음으로 상처투성이 구석구석을 보듬어준다.
태주는 상현의 손을 핥으며 살인에 대한 욕구, 그 혼란을 보듬는다.
“500원짜리 구부릴 수 있어요?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어요?”
이런 유치한 요구를 하고, 해주는 사랑 앞의 철부지들.
그러나 그 행복은 곧 지옥을 벗어나고픈
태주의 욕심으로 태주를 위해 난생 처음
사람을 죽이는 상현의 행위로 이어지고,
상현은 겉잡을 수 없이 혼란스럽다.
죄없는 신자를 텐트에서 강간하고 나오는 상현의 쓴 웃음이
그 혼란의 대답인 듯.
차가운 맨발에 신발을 벗어준 아름다웠던 사랑,
결코 육체에 탐닉하지 않았던 그때가 참 아름답더라.
마지막, 그때로의 회귀는 속죄일수도,
순수한 사랑에 대한 열망일수도?
가장 어려웠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박찬욱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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