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나 '태극기휘날리며' 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공동체의식'이나 '민족주의적 감성'을 자극해 관객좀
울려보려는 그런 다소 '뻔한'류의 영화들..
그런데 이영화는 좀 다르다.
이 영화는 '민족주의적 감성'을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얼마나 얄팍한 이데올로기인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쟤들이 군인으로 보이냐'며 동포애를 발휘하던 차승원은,
포격 한방에 돌변해 '모조리 죽여버리겠다'며 핏대를 세운다.
'동포' '친동생같은 놈들'이 '철철지 원수'로
돌변하는건.. 순간이였다.
그렇게 얄팍한거다.
우리가 입에 닳도록 얘기하는 '동포'니,
'한민족'이니 하는 이데올로기들이 말이다.
암튼, 이영화는 일단 만듬새가 매우 훌륭하다.
영화를 보기전에 '슬픈영화'라는 말을 들었다.
연출따위에 혹하지않을꺼란 생각이였지만,
마지막에 '실화'라는 자막이 나올때,
엔딩크래딧에 다큐형식의 인터뷰가 나올때,
코끝이 찡해지는건 어쩔수없더라.
이렇게 영화를 잘만드는 감독이
그따위 발언을 한건 정말 유감이다.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봤는데, 내 예상과 반대였다.
'탑이 극을 이끌고 차승원과 김승우는 그저 거들뿐..'
이라니.. 근데 첫주연인데 너무 잘함.
그래도 최고의 카리스마는 일단 차승원임.
정말 개간지.
아무튼 이래저래 괜찮은 영화.
M.O.M(Ment of the Movie),
'어쩌겠소.. 동무는 남조선에서 태어났고,
나는 북조선에서 태어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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