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시사회를 통해 잘 보고 왔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쟁이라는 소재 때문에 이 영화에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유난히 구설수가 많더라고요.
이미 보신 분도 많고 백만 관객도 돌파하였다하여 내용에 대한 소개는 필요없을 것 같으니 저의 짧은 감상을 남기겠습니다.
1. 탑(최승현) 주인공인 영화
영화를 보고 떠오른 것은, 유승호, 김범, 이승리(빅뱅) 3인이 캐스팅 되었던 포화속으로 수정 직전 시나리오였습니다. (제목이 71이었나?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그 시나리오는 학도병이 대외적으로도 확실한 주인공이 되는 시나리오였죠. 학도병의 희생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다뤘을 것 같습니다. 생존해 계신 학도병이었던 할아버님의 최근 말씀을 빌려오면, 자기들은 정말 총을 다루지 못 했다. 전쟁을 잘 했던 학도병이 아니다. 총과 실탄 250개를 미군기지에서 받아왔다. 북한에서 항복하면 죽이지 않는다고 해서 항복했는데 그 학생을 죽여서 자신들도 생존을 위해 전쟁을 했다. 이렇듯 영화와는 다른 부분이 좀 있습니다.
물론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더라도 과장과 허구가 섞여 있는 것이죠.
그래서 생각해보면.
1) 기존 캐스팅을 버리고 탑을 주인공으로 캐스팅 수정. -> 수정은 했으나 연기력과 탑 개인의 스타성에 불안함을 느낌. 이 배우 저 배우 톱배우 끌어들임. -> 다들 톱배우다 보니 각 배우들의 비중을 생각 안 할 수 없음. -> 심지어 북한군마저 멋있게 각색.
2) 유승호, 김범, 이승리 등의 특출난 탑스타가 없고, 학도병만이 주인공인 스토리가 취약하게 느껴짐. -> 스토리 각색하다보니 내용이 점점 산으로.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실화에 좀 더 충실했더라면 좀 더 스토리에 힘이 있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 불필요한 캐릭터
불필요하게 힘을 준 캐릭터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김승우 캐릭터에 더 힘을 실었어야 전쟁영화가 바라는 폭풍 감동극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히 권상우 캐릭터야말로 탑 원 톱에 불안함을 느껴 억지로 넣어진 캐스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연기는 더 별로 였다는 거. 학도병 사이의 대결 구도를 바라고 넣은 캐릭터 같은데 오히려 진짜 학생이었어야 이야기 자체는 더 살았을 겁니다. 대신 나중에 탱크라고 해야하나 그 차를 끌고 오지는 못 했겠죠. 그 정도로 무분별한 성격의 캐릭터로는 소년원(감옥?)을 갈 만큼의 범죄를 저지른 성인이 적당하긴 하죠.
스토리가 약하다는 이야기 듣고 가긴 했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볼만했고요. 탑이라는 배우. 배우가 맞겠죠, 이제. 새삼 다시 봤습니다. 말의 비중이 굉장히 적어서 연기가 좋았던건지. 여하튼 그 눈빛은 진국이더라고요. 말의 비중이 많아지면 어떤 연기가 나올지 여전히 불안하긴 합니다만. 사투리가 억양이 있어서 그런지 탑의 리듬감 있는 말투도 제법 괜찮았습니다. 차승원씨의 연기는 여전히 위엄있었고요. 오장범 영화가 온통 다른 것들로 덧칠이 되어서 홍보 되었지만 까보니 그래도 오장범밖에 없더라고요. 전쟁 영화라기 보다는 오장범의 성장 영화 쯤 된다고 할까요. 첫 장면과 끝 장면이 좋았습니다. 전쟁터를 어리벙벙하게 헤매는 학도병은 잊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