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요즘 입방아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처음 시사회 당시 지도표기에 '일본해'라고 표기된게 문제가 되서고, 게다가 감독이 말대답을 잘 못해서라겠다.(진심어린 사과가 아니고 이렇게 큰 문젠지 잘 몰랐다라는둥~)
아무튼 그걸 떠나서 영화는 영화로 봐야하므로...
(예전 친일파라는 이유로 매장된 걸작 <청연>의 외면은 정말 아쉬웠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문제의 지도가 펼쳐지며, 우리는 다 알고 있는 남북분단부터 6.25 전쟁의 시작까지 쭉 설명되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쟁신...
* 이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보실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교복을 입은 한 청년이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곳에서 어찌할바를 몰라 멍하니 있다.
건물위 총알을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임무수행중 북한군과 대치하며 목숨을 잃을뻔하지만 국군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그렇다. 그 학도병은 빅뱅의 'T.O.P.'다.
거의 대사가 오가지 않는 그 초반 전투신은 정말 압권이다.
탑군의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영상을 긴박감 넘치게 편집한 이 장면은 정말 최고다.
그렇게 잔혹한 전쟁은 북한군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후퇴하는 모습...
정말 눈물났다. (눈에 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집떠나오며 어머니와 작별하던 모습과 퇴각하는 모습이 교차되면서 묘한 슬픔이 베어 나왔다.
그렇게 잔혹한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한 고등학생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를 지켜준 군인마저도 그의 앞에서 주검이 되어 사라지고...
전쟁이란 정말 이세상에서 사라져야한다는 강력한 메세지를 한 학도병을 통해 아주 리얼하게 보여준다.
간호사가 아무리 보듬어도 그의 가슴속에 아픈 그 상처들은 치료가 될까?
이후 포항까지 밀려온 국군은 낙동강 전선에 모두 투입되고, 71명의 학도병만 남아 그곳을 사수하게된다.
여기서 부터 이제 학도병간의 드라마가 그려질건 누구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초반 감동을 지대로 먹인 전쟁신을 가슴에 쓸어내리고, 이후 이들 71명은 어떤 긴밀한 화학작용으로 앞으로 닥칠 전쟁을 맞이하게될지 주시하게된다.
특히 사람을 죽이고 소년원에서 넘어온 3명 중 리더격인 '구갑조'(권상우)와 얼떨결에 학도병 중대장을 맡은 '오장범'(탑)과의 신경전이 펼쳐진다.
군인(어른)들이 빠져나가고 학도병들만 남았을때의 이 묘한 풍경은 흡사 '파리 대왕'의 그 분위기와 비슷했다.
모두다 총과 총탄을 가졌지만, 모두가 전투 경험이 거의 전무한 미성년자들이므로.
아무튼 북한군을 상태로 71명의 학도병이 11시간을 버티며 북한군이 낙동강 전선에 오는것을 지연시킨 실화 하나로 만든 영화라면...
좀더 그들의 유기적인 화합을 주제로 내세우는게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진행되어져야할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 엇나가기만 한다.
뭔가 화합되는 지점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둘은 티격태격이다.
특히 자신의 잘못으로 친구가, 게다가 많은 전우들이 죽어도 뉘우침 없는 '구갑조'는 그냥 내가 쏴 죽이고 싶을 정도로 계속 엇나간다.
결국 어긋날대로 어긋난 사이가 그런 생뚱맞은 화합을 이뤄내지만, 관객 어느하나 곱게 볼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개봉당시 모든 평론가들이 일제히 스타일은 살아있는데 드라마가 죽었다라고 외치는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전쟁영화란 점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좀...
물론 전쟁신은 그때보다 조금 더 진보했다. 하지만 스토리 짜임새는 상당히 퇴보했다.
그렇다고 폄하해 버릴만큼 못만든 영화는 아니다.
그럭저럭 대중이 즐기기엔 적당한 긴장감과 포인트들이 곳곳에 많다.
학생들을 배려해주며 전장에서 뼈를 묻고 자긍심이 대단한 북한군 장교 차승원의 카리스마도 볼만했다.
(김승우는... 좀... 특히, 다리 폭탄 터질때 왜 안뛰고 걸어오는지... ^^;;)
잊혀져 가는 우리내 역사속 작은 영웅들을 호국의 달 6월에 기억하는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재개봉하는 '작은 연못'도 그런 영화중에 하나로 꼭 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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