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미국 HBO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이 드라마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뻗어 갔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제목에 '섹스'라는 단어로 혹시나 하는 남자들의 헛된 상상이 시청율에 기여한 바 클지 모르지만 이 드라마의 실제 인기는 여자들의 절대적인 지지 때문입니다. <섹스 앤 더 시티>는 사회 생활을 통해서 다양한 삶을 보게 되는 남자들과는 달리 가정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 얽매여 있는 여자들에게 각자가 갖고 있는 고민을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수립하는데 좋은 지침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녀들의 생활은 우리와 달리 호화롭고 즉흥적이기 그지없어 부러움의 시선이 더 크다는 표현이 옳긴 하지만요...
<섹스 앤 더 시티>에는 4명의 여자가 등장합니다. 서로가 전혀 다른 이들의 삶은 일반적인 여자들 삶이 담겨져 있습니다. 결혼보다 자신의 능력을 밑바탕으로 성공을 거둔 캐리, 자신의 성적 매력을 통해 쾌락을 마음껏 즐기며 사는 사만다, 결혼의 행복을 꿈꾸며 좋은 남자를 만나 현모 양처가 되려는 샬롯, 사회의 성공과 행복한 결혼 사이에서 고민하는 미란다...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기도 한 그녀들의 각양각색에 삶은 대리 만족과 간접 경험이라는 매력으로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충분합니다.
거기에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패션'은 스토리와 함께 한순간의 한눈을 팔지 못하도록 시선을 잡아 끕니다. 캐리가 좋아하는 구두나 옷 그리고 악세사리는 패션의 새로운 트랜드를 제시할 정도로 새롭고 화려합니다. 마치 백화점에서 신상품을 보기 위해 백화점에 가는 여심처럼 드라마는 그녀들의 마음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이국적인 패션이 더해져 다양성에 대한 욕구마저도 채워주고 있네요.
하지만 이전의 작품에 비해서 더 화려해지고 다양한 볼거리가 주는 비현실적인 부분과 달리 영화 스토리는 매우 현실적인 내용으로 달라졌습니다. 결혼 기간이 길어지면 의례 찾아 오는 위기의 순간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과 해결책, 결혼 생활의 행복이자 고난이기도 한 출산, 결혼과 병행하기에 너무도 힘든 직장의 생활들은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이 모든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마다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에 영화 속 인물의 해결 방법이 정답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녀들의 결론을 보고 자신의 해결책을 찾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과 달리 쉽게 해결되고 화해된다는 점에선 아쉬움이 남기도 하네요.
예전 모습에 비해 연륜이 가득한 외모가 되었지만 그런 모습에서 더 큰 동질감을 느끼며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남자인 저는 여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 작품입니다. 가령, 결혼 기념 선물로 로렉스 빈티지 시계를 선물하는 여자와 달리 그녀와 함께 TV를 시청하겠다며 최신 TV를 여자에게 선물하는 남자의 마음처럼 남자와 여자는 바라보는 시선이나 사고만큼 다른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 여자도 같은 인간이고 그녀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캐리의 책 제목 '결혼, 올바른 선택이었나?'라는 물음에 다양한 대답을 할 수 있겠지만 더 노력해 배우자도 긍정의 답이 나오도록 노력해 보렵니다. 아직도 함께 살아갈 날이 많은 행복한 결혼 기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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