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의 영화는 내용이 똑같을 거라는 제 모난 생각을 깨준 영화 방자전.
기대않고 시간 맞춰 본 영화인데 올해 보았던 어떤 영화보다 인상 깊었습니다.
우선 이번 영화는 순전히 '조여정의 재발견'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순진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출세에 계산적인 춘향이의 모습이
평소에 새침하면서도 똘똘할 것같은 조여정씨의 모습에 잘 어울립니다.
그녀의 몸매가 나올 때 옆의 커플이 불편한 심기를 보였던 게 생각나네요.
여자친구와 남자친구가 살짝 투닥..
여자인 제가 봐도 너무 예쁜 조여정씨의 착한 얼굴 더 착한 몸매(;)
적당히 외설적이면서도 굉장히 아름다운 영상미로 녹아났습니다.
내용은 방자가 춘향이에게 반해서 춘향이와 하룻밤을 성공하고
나중엔 춘향이와 거의 부부처럼 지내다가
이몽룡이 다시 등장하여 춘향이가 방자를 버리고 다시 이몽룡에게 돌아가는 내용인데요,
(물론 뒤로가면 생각치 못한 깜짝 반전도 나옵니다 ! 영화에서 확인 ! ^ ^)
저는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요즘 말투와 꽁트를 적당히 집어넣어
영화를 재밌게 만든 것 외에
요즘 대한민국 취업 현실을 반영한 것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제가 취업생이라 그렇게 보인건지.. ㅠ )
과거에 급제한 이몽룡과 같이 급제한 기 동기(?) 변학도는
각각 어사와 사또로 마패를 받아 이른바 공무원이 되지만,
이몽룡은 생각보다 '후진'공무원 대접에 뿔이 납니다.
변학도는 알고보니 변태적인 잠자리(;;) 습관을 가지고 있고요.
이미 춘향을 사랑하지 않지만 출세를 하려면
남들보다 뛰어난 스토리텔링(!!) 기담이 있어야한 다는 정보에
몽룡이는 춘향이와 짜고 열녀 스토리를 만드려고 합니다.
(이건 마치 자신만의 특출난 장기나 경험담이 있어야 면접관 눈에 띄는 취업스토리와 비슷합니다 ㅎㅎ)
몽룡이 떠난자리에 따뜻하고 지극정성으로 자신을 돌봐주는 방자와 행복한 것 같았던 춘향이도
사법고시 보러 간다고 자길 버리던 전 남자친구가 검사가 되자
판사로 만들어주기 위해 너무 하찮아보이는 지금 남친을 두번 생각 할 것 없이 버립니다.
(여자들이 남자를 빌미로 신분상승 하려는 욕구를 2010판 춘향이를 빌어 보여줍니다.
일찌감치 취업으로 시집 가는 여학생들의 '취집'현실 같습니다;)
아무튼 각도를 정해놓고 보면 계속 다른 주제가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춘향전이 이렇게 해석이 다양할 수 있는 소스를 가진 스토리인 지 처음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다른 각도의 춘향이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조금 조명되다만 월매도 춘향보다 신분은 낮지만
열심히 일하여 성공하는 커리어우먼(?)으로 나옵니다.
이것저것 봤을 때 결론은 영화가
현대 사회모습과 굉장히 연결고리가 많다는 점입니다.
감독님께서 미리 염두해 두신 거 겠죠?
아무튼 저처럼 영화보다 현실 탓 하지마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고 즐기고 느끼고 보시면 좋을 것같은 영화
방자전 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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