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깔아가는 복선이 은근 두려운 상상을 이끌어 낸다
옐들어 시골 순사가 경운기 단속이나 낚시질로 시간을 때운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라고 말하는 파출소장의 말을 들으면 본인의 부인과는 다르게 참으로 한가롭게 일하며
월급을 받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지만 저렇게 한가하게 지내다 큰일 당하는 게 아닐까?
또한 시골 마을을 주말농장으로 분양하여 서울 사람들 -아이들과 여자들을 포함한-로
들끓게 된다든지 영업적 목적과 더불어 살인 멧돼지의 존재를 자꾸만 숨기려 든다든지
주인공이 생각없이 아무데나 보내도 된단식으로 희망 근무지를 적어서 이 마을로
오게 되는데 그렇게 생각없는 말을 하게 된 것이 비극을 부르는 행위가 되는 것이 아닐까?
라든가 부인은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큰 배를 가진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요 게다가
노모는 치매, 또 어린 아들까지...그야말로 위태위태한 사실들에 질려버려서 심각한 공포를 예상하게 된다
서울에서 마지막 마시는 술의 안주는 시퍼렇게 날이 선 식칼로 따박따박 썰어주는
돼지의 허파 -그래서 복수 당하는 걸까?-
게다가 시골 순사들의 자격미달의 여러가지 행동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조그마한 장점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협동하는 자세나 혹은 결과를 나타내어 순조롭게 산만하고 날래고 잔혹한 살인 멧돼지를 잡는 내용인데
공포와 코믹 사이를 오가며 뱀파이어 모습을 한 동네 미친 여자까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오락적인 요소를 만들어 간다
이렇다할 배우도 안 나오지만 그래 그런지 300킬로그램인지 200킬로그램인지 한다는
듬직한 식인 멧돼지에게 눈길이 더 간다 게다가 아주 약고도 처 자식에 연연하는 폼이 사람같이 느껴져
그와 벌이는 한판이 싱겁지 않다 시력이 나빠 살짝 숨으면 눈치 못챌 때도 있고 해서
더욱 싸울 만하고 어리석고 힘없는 인물들이라 해도 피해 나갈 수도 있게 설정되어 재밌다
여러가지 복선과 설정들을 아우르는 막판의 클로징은 오락적으로 괜찮고 내용도 훈훈하다
아이들이 볼 영화는 아닌 것 같지만 이 더운 여름에 강한 심장을 가졌다만 동반해서 볼 기회를 줘도
무난하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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