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7월 8일 언론시사회)
식인 멧돼지라는 흔하지 않은 소재를 다룬 일종의 괴수 공포 영화에 대해 흥미가 있었고, 실존하는 멧돼지를 어떻게 화면에 나타낼지에 대한 관심도 있어서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보러 갔습니다.
결과는 일단...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식인 멧돼지 차우의 CG는 상당히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면이나 측면에서 나타난 차우의 모습이 영화 전반을 주도하며 공포감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일전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애니트로닉, 스턴트, CG의 세가지 버전으로 차우를 제작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전신 샷에서 나타나는 뒷모습이 다소 둔해 보여서 생각보다 귀엽다(?)는 주변 지인들의 평도 있기는 합니다만, 상상 이상으로 식인 멧돼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등장 인물들 또한 안정된 연기력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순경] 역을 맡은 엄태웅씨는 다른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듯이 다혈질의 순경으로 뜻하지 않게 시골에 발령받아 식인 멧돼지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역할을 훌륭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변수련] 역을 맡은 정유미씨 역시 힘든 장면이 많았는데도 상당한 열연을 펼쳤습니다. 예쁘고 상큼한 이미지를 완전히 버리고 진흙탕에서 구르며 오로지 멧돼지를 추적하겠다는 일념으로 사투를 벌이는 다소 과격한 캐릭터를 잘 나타내었습니다.
[천일만] 역을 맡은 장항선씨는 예의 그 안정된 연기력으로 시종일관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주었습니다. 식인 멧돼지에게 손녀를 잃은 전설적인 포수로서 복수의 일념으로 차우를 추적하며 경험을 총 동원하여 추격대를 이끌었고요, 감독의 지시였다고는 합니다만 후반부에 가끔씩 나오는 허술함이 깜짝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백만배] 역을 맡은 윤제문씨는 연기력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엘리트 교육을 받은 다소 엉뚱한 백포수 역할을 맡았구요, 약간은 과장된 그러나 밉지 않은 캐릭터를 잘 연기해 주었습니다.
[신형사] 역을 맡은 박혁권씨는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장면은 없었습니다만, 단지 약간의 코믹한 부분을 곁들이며 영화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이야기의 구성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연기도 물론 좋았습니다.
실존하지 않는 괴물을 표현한다면 오히려 사람들의 상상력에 편승하여 흔히 보는 ‘게임동영상’과 같은 화면을 만들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우리가 평소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으나 실존하는 맹수를 소재로 공포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어려운 발걸음을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탄탄한 스토리의 구성과 코믹 요소가 어우러지면서 영화 상영 시간 내내 집중을 하게 만드는 것이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고 참 볼만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신정원’ 감독의 예전 작품인 ‘시실리 2km'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의 장면들을 대할 수 있었습니다. 차우에서도 액션, 공포와 함께 낯설지만 싫지 않은 코믹 요소가 함께 잘 어우러진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헐리웃 영화를 많이 보게 됩니다만 ‘공포’ 장르의 영화에서 ‘잔인한 것’과 ‘무서운 것’을 잘 구분 못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영화들 틈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더라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한국 영화를 만나게 된 것 같아 반갑네요.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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