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뭐랄까, 오묘하면서도 여운이 깊게 남는 영화였다. 주연, 조연배우들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씨의 연기 또한 괜찮았고, 능숙한 연기력 덕택에 몰입하면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특히 김옥빈씨! 예전에는 연기 실력때문에 쓴소리 많이 들은걸로 아는데 박쥐라는 영화 속에서는 많이 노력하고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저 부끄럼 타는 여자 아니예요". 이상하게도 지금 가장 떠오르는 대사가 바로 저거다. 특별한 대사는 아니지만, 말투와 억양이 기억하기 싶고 김옥빈씨만의 목소리의 독특한 색깔이 묻어나는 것 같아 끌리는 대사이다.
영화시간이 비교적 긴편에 속했지만 그렇게 지루하다거나 재미가 없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영화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스토리라 그런지 괜시리 긴장감이 돌고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흥미로웠다.
영화속 장면에는 징그럽고 역겨운 장면도 많았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피부에 수포가 생기면서 부풀어 올라 징그러운 모습들! 그걸 보고 있으면 내몸이 막 간지럽고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가끔 심심하다 싶을때 터져주는 황당한 웃음들. 송강호씨의 대사속에 그런 점들이 많이 묻어나왔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집중해서 볼 수 있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특별히 이 영화가 무엇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했고 어떤점이 포인트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이게 무슨 영화인가? 라는 반감이 들기도 했다. 뱀파이어의 삶속에 숨어있는 비애와 처절함을 표현하려고 한 것인지, 아님 무엇을 시사하려고 한 것인지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아직 영화를 보는 눈과 안목이 높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재밌는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중 하나라서 그런가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송강호씨의 성기노출씬! 특별한 반감은 없다. 다만, 이 장면은 영화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송강호씨가 그랬는데, 내가 봤을땐, 왜 꼭 필요했는지 모르겠다. 꼭 필요한 장면은 아닌 것 같고 '구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배우본인이 필요했었고 원했다고 한다면 말릴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관객들에겐 또 다른 관심거리와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가 될테니 말이다.
시간이 난다면 그래도 다시 한 번 보고싶은 작품이다. 삼류영화나 아주 지루하고 뻔한 코미디 영화보다는 알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와 매력을 가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의 수고와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영화 '박쥐' 의 흥행과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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