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조폭들을 다룬 영화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고, 믿음이 믿음을 져버린. 이미 비열해져버린 우리들에게 조폭이든 학자든 다를바 무에냐..
맘에 드는건 그동안 비춰왔던 조폭영화가 그들 세계를 미화시켰다면 이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영화속 인물이 조직 폭력배의 일원이었을뿐,
위에서부터 이용당했으며 아래로는 배신 당했고 옆에선 뒤통수 맞은 한 인간. 가장 큰 희생양이 되었던 그 역시도 누군가에게는 파렴치한이었단 것이다.
그렇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내 뇌리속에 그토록 강렬하게 남았던 이유가 이것이다.
몸이 좋지 않은 어머니의 병원비를 걱정하고 공부하는 여동생의 학비를 걱정하며 말썽부리는 남동생의 비행도 챙겨햐하는.
한 가정의 가장인 그는 자신의 가족들이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그점에 있어서는 나와 타인과 다를바없는 그저 모두 같은 모습을 가진 한 사람이지만 그런 그도 누군가에게는 비열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한 인간이 바로 우리 오빠 혹은 내 동생 혹은 내 친구일수도 있다는 것.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모를일..
영화 속 그를 통해 나를 보았고 너를 보았고 우리를 보게 되었다.
영화의 끝에서 현주는 연락없이 돌아오지 않는 오빠를 걱정하는 병두의 여동생에게 걱정말라며 아무일없이 돌아올거라는 말을 건넨다.. 내가 이 영화를 사랑하는 마지막 장면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지 잘 있는지 그 사람의 안부에대해 전혀 알지 못한체 속이 타고 있는 남은 사람들...
비열한 거리. 비열한 그. 비열한 우리들..
아울러, 전혀 관심도 없던 조인성이란 배우가 이리도 멋있을줄이야.. 캬... 기럭지 긴 그가 액션을 취하니 다리 쭉쭉 올라가는것이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