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강경훈 주연 : 예지원, 임원희, 조희봉, 박노식, 정경호, 리차드 김 상영시간 : 94분 (1시간 34분)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배우 예지원. (극중 설정) 영화제로 가기 전날, 크리스마스 저녁.. 알고 지내던 남자들이 쳐들어와서는 자기랑 결혼하자고 한다.
쓸데없고 어려운말 하기를 좋아하며, 자기가 불리하면 파시스트니 뭐니 하는 지식인 유교수. 우리말 회화에 아무런 문제도 없으면서 굳이 대화를 영어로만 하는 해외교포(?) 데니스. 무식하고 무대포인 조폭이지만, 막상 진짜 위험할때는 겁부터 내고보는 최사장. 소심한 사람의 전형으로, 예지원의 영화를 만든 박감독. 거기에 매니저 임실장까지 예지원을 은근히 좋아하는 듯한 눈치.
과연 예지원은 누구를 택할까?...... 하던 차에, 하나 둘 말도 안되게 죽어나가는데... 시체 네구를 내일 새벽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지원과 임실장. 게다가 안좋은 일은 한번에 일어난다고 별별 헤괴한 일이 다 생긴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코메디 영화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꼽으라면 바로 이놈이다.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Serial Lover, 1998)'의 리메이크인데, 내가보기엔 원작보다 낫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를 해서 우리나라 정서에도 잘 맞을테고, 이게 더 최신작이니까. 설정에서 조금 바뀐것도 있고, 내용이라던가 기타등등에서도 조금씩 다르다.
덕분에 최고의 장점은 우리나라 코메디 영화의 대표적인 병폐로 불리우는 두가지.
- "뒷처리할 방법이 없으니 마지막엔 신파극으로 몰고 가 줘야죠."
- "스토리야 어쨌든 어거지로 멜로 하나 넣어야 하지 않나요."
이 두가지가 쏙 빠지고 나니 이렇게 시원할수가. (만남의 광장을 본 뒤라 더더욱 그랬을지도.) 게다가 저런게 빠지고나니 처음부터 끝까지 '웃김 게이지'가 적절히 유지되고 있다. 시체를 가지고 벌이는 투쟁(?)이니만큼 긴장감도 약간 있고.
원작 본 사람과 안본 사람을 구별할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는데, 바로, 원작 안보고 간 사람은 거품 물고 보고 간 사람은 낄낄댄다는 것이다. 가벼운 코메디에 남는게 없다고 탓하기에는 너무 웃겨준다. 정말 이렇게 영화 내내 웃게 만들어준 영화는 처음인것 같다. 수치로 표현하자면, 만남의 광장보다 4만배쯤 재미있는것 같다.
PostScript.
시사회 하는데 예지원과 임원희가 무대인사 왔다. 나머지 네명은 죽어서 못왔나. 그런데, 예지원 목소리는 원래 그런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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