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들이 등장해서 막무가내식 코미디를 전달하는 이른바 ‘조폭 코미디’ 와 생뚱맞은 베드씬과 지저분한 화장실 유머를 섞어가며 끈적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섹스 코미디’가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의 주를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퓨전 장르의 유행과 함께 공포 혹은 스릴러적인 요소와 코미디를 결합시킨 작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재, 장르, 스타일 등 모든 것을 불문하고 속된 표현으로 ‘짬뽕’해 버린다면 오히려 그것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렇게 엉뚱한 시도와 그 결과를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예지원, 임원희 주연의 코미디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코미디에 스릴러적 요소를 강하게 접목해서 양념으로 엉뚱한 로맨스를 뿌려가며 막무가내적인 방식으로 화장실 유머를 섞어가는 그야말로 ‘짬뽕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끌벅적하고 황당무계한 설정들의 연속을 통한 지루할 틈 없는 코미디의 전개!! 너무도 생뚱맞은 뉴스와 함께 영화가 시작된다. 우리나라 여배우 ‘예지원’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내정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출국을 앞둔 크리스마스 이브, 느닷없이 그녀와 얽혀 있는 네 남자가 그녀의 집으로 방문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네 남자의 프로포즈와 다시 이어지는 황당무계한 사건들로 영화는 전개되어 간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코미디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응을 이끌었고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프랑스 영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라는 작품을 원작으로 우리나라 식의 리메이크를 한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은 그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매우 기발하고, 개성적이며 엽기적이기까지 한 모습을 보여준다. 억지스럽게 웃음을 유발하거나 여러 코미디 영화가 의무적으로 다루고 있던 작위적인 감동 설정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그야말로 막무가내식의 황당무계하며 난리법석의 코미디를 보여주며 시종일관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칫 과장된 코미디들 속에서 이야기의 식상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역시도 쉴새없이 터져 나오는 기발하고 엽기적인 사건들의 연속으로써 지루할 틈 없는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한 명의 유명 여배우와 그녀의 매니저, 그녀를 둘러싼 네 남자와 그들의 하루에 끼어든 형사들과 나이든 조폭, 좀도둑, 그리고 생뚱맞은 축하객들까지 수많은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과 함께 엮어지는 코믹하고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코미디를 유발하고, 예상을 뒤엎는 설정들의 연속은 ‘코믹한 스릴러’의 즐거움까지 안겨 주는 것이다. 대책없이 시끄럽고 난잡하며 계획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그런 소란스러움과 황당무계함 속에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짜맞추어 가는 것이 신기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죽어도 해피엔딩]이 지닌 즐거움이라고 하겠다.
슬랩스틱과 화장실 유머의 적절한 조화로써 전달되는 끊임없는 폭소탄!!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의 주를 이루는 조폭 코미디와 섹스 코미디의 특징이라 하면 그야말로 살신성인 적으로 몸을 희생해서 웃기는 이른바 ‘몸개그’, 슬랩스틱 코미디와 지저분하지만 그를 통해 묘한 폭소가 터지는 화장실 유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 역시 이러한 슬랩스틱 코미디와 화장실 유머를 끊임없이 버무려 가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달한다. 여배우 ‘예지원’과 매니저, 그리고 그녀의 네 남자와 함께 시작된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 식사는 느닷없는 사고의 시작과 함께 망쳐지기 시작하는데 그 첫 번째 사고부터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이 보여주는 황당하고 엉뚱한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도구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한 남자와 이어지는 남자의 죽음 역시 엉뚱하고 엽기적인 상황들 속에서 꽤나 지저분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생뚱맞게 등장해서는 죽는 것 역시 생뚱맞은 남자와 끝까지 끈질긴 생존력을 보여주지만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한 남자까지 예지원이라는 여배우의 앞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하나둘씩 죽어가는 네 남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이 보여주는 ‘짬뽕개그’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리고 맞고, 무언가에 찔리고 깔리고, 넘어지는 것은 기본이며 꼭대기에서 떨어지기까지 하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견뎌 내는 것, 그것이 바로 단순하고 무식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무생각 없이 웃음을 수 있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매력인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몸개그를 더욱 맛깔스럽게, 아니 애처롭게 꾸며주는 것은 바로 지저분한 배설물과 오바이트까지 그들의 수난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서는 실감할 수 없기에 굳이 말로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단순,무식,엽기,엉뚱하며 다양하고 풍성한 캐릭터들의 열전을 통한 쉴새없이 난리법석 떠들어대는 소동 코미디!!
사실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을 보기 전에 원작인 프랑스 영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를 본 관객이라면 하나같이 엽기적이고 독특한 캐릭터를 비교하는 데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원작을 접하지 못한 관객들 역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여간 독특하고 괴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은 이렇게 비정상적이고 독특한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끊임없는 황당한 웃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변덕스럽고 푼수같은 여배우 ‘예지원’과 듬직한 듯 하지만 엉뚱한 그녀의 매니저, 그리고 그들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무참하게 망쳐 놓은 네 남자와 여러 불청객들까지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는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이 넘친다. 느끼한 재미동포이자 바람둥이인 데니스, 무식하고 다혈질의 조폭 최사장, 잘난척으로 일관된 대학 시간강사 유교수, 볼품없고 조용한 박감독, 이렇게 네 명의 남자가 바로 지원의 집에서 황당한 죽음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모습과 그보다 더 개성있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최후를 맞이하는 네 남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틈타 호화 주택들만 털고 다니는 좀도둑을 잡기 위해 잠복근무 중인 두 형사 여시 만만치 않은 캐릭터이다. 요란한 담뱃불과 함께 등장해서 무표정하게 몇마디 건네고는 사라지는 형사의 모습은 원작 속 형사 못지않게 엉뚱한 웃음을 선사한다. 도한 여기저기 잘도 피해 다니는 좀도둑과 조폭 최사장의 부하이자 막판에 한건 제대로 해내는 두 늙은 조폭과 안그래도 정신없는 상황을 완벽하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축하객들까지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의 코믹함은 여러 캐릭터들에 의한 난리법석의 소동 코미디가 큰 몫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이것이 영화의 커다란 재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빈틈없는 재미를 충족 시켜주는 여러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코믹연기!!
무엇보다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을 보고 있노라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여러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특히, 그냥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네 명의 엉뚱한 남자들을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은 절묘한 캐스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장 개성있는 죽음을 맞이한 데니스를 연기한 리처드 김, 가장 지저분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유교수를 연기한 정경호, 끈질긴 생명력으로 마지막까지 극중 인물들에게 공포감마저 자극시켜주는 최사장을 연기한 조희봉, 그리고 조용하게 등장해서 조용하게 죽음을 맞는 박감독을 연기하고, 우리에겐 ‘향숙이’로 익숙한 박노식까지 개성있는 외모만큼이나 독특한 캐릭터들로써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지게 한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네 명이나 되는 시산을 수습하고 잊을만하면 등장해서 긴장하게 만드는 형사를 피해 동분서주하는 칸 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여배우 ‘예지원’을 연기한 ‘예지원’과 여러 영화를 통해 독특한 캐릭터를 구사해 온 임원희의 콤비 플레이 역시 흥미진진하다. 기존의 여러 영화들을 통해 그녀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매력을 보여주었던 예지원은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에서도 유감없이 그 매력을 발산해 준다. 특히, 매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그녀의 푼수끼 넘치는 연기는 ‘여배우 예지원’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예지원스럽게 만들어 주며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내 준다. 그리고 진지하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을 웃음을 유발하는 형사를 연기한 장현성이나 등장 자체만으로도 폭소가 터지는 좀도둑을 연기한 우현, 크리스마스 캐롤 솜씨까지 뽐내는 윤주상 등 맛깔나는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감초같은 조연들의 연기와 조은지, 정두홍의 카메오 출연까지 여기저기에 등장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여러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매우 솔솔하다.
아무 생각할 것 없이 웃고, 복잡하게 머리 굴릴 것 없이 단순한 이야기를 통한 폭소가 코미디 영화의 기본적인 조건이며, 매력이라 할 때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은 그 조건에 제대로 충족된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스릴러적인 상황 설정들 속에서 슬랩스틱과 화장실 유머를 섞어가며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며, 황당무계함과 단순무식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오히려 그러한 설정들 속에서 여러 배우들의 연기를 통한 다양한 캐릭터의 표출로 시원한 폭소를 터지게 함으로써 코미디 영화의 재미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연속되는 기발한 사고들과 그 사고들을 수습해 가는 예지원과 임원희의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통해 오랜만에 배꼽 빠지게 웃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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