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선생 김봉두'의 김봉두가 세월이 흘러 이장이 된다면.. 이란 컨셉으로 만들어진 '이장과 군수'는 20년지기 라이벌 조춘삼(차승원)과 노대규(유해진)가 이장과 군수로 만나 경쟁하고 충돌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유해진의 코믹 연기에 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차승원이 '웃기는' 역할을 다 담당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코믹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숨넘어갈 듯이 웃겼던 화장실 장면과 삭발하기 싫어서 기절하는 장면, 예전에 좋아했던 유해진의 아내 앞에서 높은 계단에 무리하게 한쪽 다리를 올리고 느끼하게 쌍꺼풀을 만들며 폼잡는 장면까지.. 가끔 과장된 모습이 보여도 전혀 거북하지 않게 웃음을 주더군요.
'박수칠 때 떠나라' 나 '혈의누' 같은 영화에서의 진지한 차승원도 좋았지만 망가지고 오버하는 차승원의 코믹한 모습도 잘 어울리고 좋더군요.
차승원이 몸으로 웃겼다면 유해진은 얼굴로 웃겼다고 할까;; 어쨌든 군수 선거 포스터를 붙이다가 한 포스터를 보고 깜짝 놀라는 차승원의 모습 다음으로 포스터에 담긴 유해진의 웃는 얼굴이 나오니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군요.. 차승원이 그 포스터를 보고 '눈 떠!' 라고 말하는 장면도 재밌었고..
어쨌든 코믹 연기에 있어선 차승원이 기대 이상이었다면 유해진은 좀 아쉬웠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기발하진 않지만 흥미롭고, 감동과 눈물을 유발하는 장면도 자연스럽고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좋았습니다. 마지막 장면도 흔한 엔딩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라 기억에 남고..
이 영화 보면서 음악이 독특하단 생각했는데, 시위할 때 나온 음악이나 개표할 때 나온 이선희 노래는 뭔가 어색한 듯 하면서 독특하고 신선한 맛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막바지에 가레스 게이츠의 노래가 큰 웃음을 위해 쌩뚱맞게(?) 흘러나옵니다.. 처음엔 저 노래가 안 어울리게 갑자기 왜 나와? 했었는데..
어쨌든 억지 웃음이나 억지 감동이 없고, 많이 웃을 수 있기 때문에 코미디 영화로선 매력적이고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 코미디 영화 중에선 가장 괜찮은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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