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오늘 봤습니다. 이 영화를 보며 무대가 어디일까? 서울의 난곡은 아닐까?
예전에 잡지에서 난곡의 산동네와 저지대 아파트촌의 아이들에대한 얘기를 읽은 적이 있어서인가요, 그런 얘기가 생각났고 무엇보다 일동,이순 남매에 오버랩되는게 왠지 자꾸만 눈물이 나더라구요.
영화의 큰 줄거리는 갈등인 것 같습니다. 재개발을 통해 부를 쌓으려는 개발업자에게 고용된 날건달 필제와 자기 둥지를 지키고자한 명란. 동양챔피언이었지만 병상에 누워만 있는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는 명란. 이 두개의 갈등이 해소되고 희망과 화해가 이뤄지기까지 참 많은 에피소드와 웃음을 주었지만 무엇보다도 왠지 우울한 기분을 들게하는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혼과 화해한 명란이 동양챔피언이 되고 또 필제가 그 매니저가 되어 화해와 희망을 이뤄나가지만, 기필코 하늘을 날고자한 동생의 비행에의한 철거작업의 중단은 어느새 재개발이 이뤄져 마천루가 되버린 동네가 오버랩되며 결국 터전을 잃고만 거지요.
그런 생각이 나더라구요. 아마 봉천동쪽인가요, 재개발에 끝까지 남아 가스통에 새총에 저항하던 사람들이 언론에 비친 모습. 어린아이 씻기지 못하고 그 애들을 등에 업은 아줌마의 모습에 왜 일동, 이순의 얼굴이 자꾸만 오버랩될까요?
예전에 어느 재개발예정의 골목을 우연히 지나가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나이 드신 아저씨, 아줌마들이 해가 중천인데도 노상에서 막걸리파티에 여념이 없더라구요. 그걸 보며 무엇이 진실인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또 초록물고기가 생각나네요. 재개발에 의한 아파트촌이 바라보이는 한석규의 집.
희망과 화해를 노래했지만 결국 이뤄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단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만 있을듯.....
명란과 필제의 앞으로 있을 험난한 인생의 항로도, 일동과 이순의 꿈같은 기적도, 또 행복한 이훈커플도 모두 잘 되기만을 바라며 극장문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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