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부일체><색즉시공><낭만자객>에 이어 4번째 연출인 윤제균 감독님. <낭만자객>은 못 봤고, 앞에 두 편은 봤는데 어떻게든 조폭코드는 늘 들어가 있는 거 같다. 그저 영화 속에서 때리고, 맞고.. 그런 장면이 아주 영화 보는 사람도 얼굴 찡그리게 만드는 데 재주가 있다. 이번에도 아예 조폭이 등장해서 때리고, 게다가 소재도 복싱이라 더욱 더 윤제균 감독의 연출이 활기를 치지 않았나 싶다. 글쎄.. 코드만 맞으면 윤제균 감독의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재밌게 보게 되는데 어째 나는 때리고 맞는 것에 있어서 최고인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어째 맘이 아프고 안타깝고 그렇다.
이번 영화는 그 어느 영화보다 영화제목과 영화내용이 안 맞는 거 같다. 마지막 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을 위해서 앞에서 그렇게 바닥인생으로 갈 때까지 간 건지... 더 극적인 상황으로 만들어야 나중에 "기적"이란 단어를 쓸 수 있긴 하다. 그러나 그 결과만 기적이고, 그 안에 알맹이가 쏙 빠진 기적? 그건 기적이 아니고, 실제가 아니고 영화라서 만들 수 있는 허구에 불과하다. "로또"를 맞는다고 해도 그게 믿어질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모두들 기적적으로 성공을 하니 말이다. 글쎄.. 성공이란 단어를 빼더라도 모두 행복해졌다. 집 나갔던 엄마가 돌아와서 같이 토마토밭을 한아름 일구어내지 않았나, 역대 전적 1무5패의 권투선수가 세계 챔피언이 되질 않나.. 이거 뭐 그 중간과정 솔직히 만들기도 어려워겠다. 너무 기적적이니까.!! ㅡ.ㅡ;;
그래도 깜찍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쓰는 꼬맹이 남매와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날개짓 하는 "명란" 동생때문에 입가에 미소는 지을 수 있었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조폭영화를 표방한 코미디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원이 고생해서 열심히 연습했다는데 맞기나 하고, 이기는 모습 보여주지도 않고, 오히려 영화는 임창정 vs 꼬맹이들 구도에나 신경쓰고.. 희망적인 내용없이 그저 땅문서 받아내기위한 깡패 하나가 달동네에 왔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열거했다. 단순하게 그 에피소드 속에서 웃음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전체적인 큰 줄거리로 볼 때에는 뭐가 빠진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에 집을 부수는데 애들 돌아서게 하고, 거기서 애들 돌아섰으면 뭐라도 할 줄 알았는데 단순히 안타까워하며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할 뿐.. 그런데 그런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고.. 글쎄.. 나만 안 맞는 건가 ㅡ.ㅡ;;
결말만 좋았지. 다음에는 내용도 좋았으면 한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다 식이 괜찮지. 이랬었는데 ....... 이렇게 됐다 처럼 가운데를 붕 띄우지 말고.. 그리고 애들이 토마토 던지는데 그걸 오빠가 여동생 막아내는 그런 억지 장면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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