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재밌는 영화들이 참 많다. 감동은 없지만 모두가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코믹영화와 모두의 눈물을 쏙 빼놓는 멜로 영화.
내 생각에는 재미있게 봤던 영화보다 생각보다 꽤 괜찮았던 영화가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다.1번가의 기적처럼.
1번가 사람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여성 복서 명란의 끈기와 아버지에 대한 사랑, 일동이 이순이의 어리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용기
그외 나머지 열심히 살아가는 동네 사람들.
집도 허름하고, 심심하기만한 달동네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고 풍요롭기까지한 1번가.
그 1번가에 사는 사람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명란의 끈기다. 여자로서는 쉽지않은 복서생활일텐데 , 끈기있게 노력하고 지지않으려 이를 악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같으면 맞는게 무서워서 일찍 포기해버렸을텐데 그 끈기를 칭찬해주고 싶다.
두 번째는 일동과 이순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의 순수함에 픽 웃었다. 나는 저런 순수함을 잃고 산지 얼마나 됬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엄마는 집나가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병든 할아버지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비록 어린아이들이지만..
세 번째는 필제. 처음엔 깡패같은 그의 모습이 (아무렇지 않게 애들 머리 때리고, 부려먹고)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꼈다. 그에 비해 다른 깡패들은......... 죽이고 싶었다!
네 번째는 자판기 청년 태석. 살기에 급급해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에 안쓰럽기도 했지만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위해주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특히 , 다른 남자들이라면 실망하고 떠났을만한 그녀의 거짓말을 오히려 감싸주고 위해주는 모습에 더욱 감동 받았다.
이렇게 각각의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영화 후반부에 들어섰을 때 나는 분노를 느꼈다.
마을 사람들의 애절한 표정을 보고서도 집을 마구 부수고 폭력을 휘두르는 깡패 새끼들 때문에.
책에서 그런 장면을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보지는 않아서 그 느낌을 잘 몰랐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보고 나니까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집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조금쯤은 알겠구나 -
각자 나름대로의 행복을 가지고 끝났을 때는 왠지 내가 더 기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는 그런 행복이 언제쯤 찾아오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