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양면을 다 가지고 있는 1번가의 모습들...
엉뚱하고, 어린애답지 않게 말이 억쎈 1번가 지킴이 일동, 이순 남매....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한 마디 없이 "븅신(임청정 왈)"으로 불리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안경잡이 꼬맹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라면을 좋아하는 헝그리복서 명란이....
빈민촌 1번가에 사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 철없는 아가씨이지만, 마음만은 순진한 짝짝이 슬리퍼 아가씨...
고장이라는 종이의 눈속임으로 누군가 한 사람만을 위해 커피를 줄 수 있는 자판기 주인...
자기 자식은 아니지만 친자식처럼 키운 아들을, 그의 아들의 딸을 위해서 자살을 권하는 관장님...
딸을 위해, 아내를 위해 피범벅된 몸을 링 위에서 버티는 처절한 명란이 아버지...
거칠은 세상의 풍파에 지쳐 잠시 흉악한 가면을 쓰고 있었던 지상의 천사 필제....
재건축 지역의 힘없는 서민들....
헐값으로 1번가 사람들을 내쫓으려는 재건축 관련 조폭들....
영화 속에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 오히려 더 많다.
하지만 우리 한국의 서민들을 대변하는 1번가 사람들과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사회의 여러 영상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매도하기에는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진다.
때로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흘릴뻔 했던 이영화가 계속 내 마음속에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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