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조한선 주연의 영화 <열혈남아>는 한참 잘나가는 흥행배우에서 요즘은 조금 주춤한 설경구의 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그 기대치와 호기심이 더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열혈남아>는 조폭 영화이다. 이제 한국 영화팬들에게 조폭 영화는 신선하거나 보고 싶은 범주에 속하는 작품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2000년초를 기점으로 무수히 나온 조폭 영화들을 생각한다면 관객들이 이런 소재에 질릴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시점에서 연기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설경구는 진부하기만 한 조폭 영화를 선택했다. 아마 그에게 뭔가 색다른 매력이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영화 <열혈남아>는 조폭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세상 살아가는 우리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속의 건달 심재문(설경구)는 조직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삼류 건달이다. 하지만 우연찮은 기회에 형님인 민재와 작업을 하다 사람을 죽이고 그 일로 인해 민재마저 죽게 되자, 신참 건달 문치국(조한선)과 함께 대식(윤제문)에게 복수를 하기로 작정을 한다.
영화 <열혈남아>는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 확실하게 공존하는 영화이다. 우선 영화의 장점은 분명 주연인 조한선과 설경구의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 시대의 어머니상을 연기한 나문희씨의 존재는 영화에서 엄청난 빛을 발하고 있다. 복수해야 될 대상의 어머니인 나문희씨와 조한선이 교감을 이루는 부분은 이 영화가 전달해줄려고 하는 가장 큰 핵심이자 인간미 살아 있는 영화의 절정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인공인 조한선, 설경구의 연기 역시 엄청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점때문에 영화는 인간미 풍기는 영화 캐릭터들의 교감과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한다면 대만족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열혈남아>를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이야기의 진행이 지지부진하고 배우들의 연기만큼 스토리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반까지는 흥미롭게 진행되던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가면 답답하고 왜 그렇게 진행되는지 이해하지 못할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중반을 넘어서 캐릭터들이 힘을 잃어가는 것 처럼 보이는 것 역시 영화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시선이 분산되면서 발생하는 것 같다. 결국 이 영화는 부족한 스토리를 캐릭터로 매꾸어준 영화인데, 이런 캐릭터들이 산만해지면서 영화 보기가 지루해질 가능성도 있다.
영화 <열혈남아>는 분명 볼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이왕 나오는 거 조금 더 다듬어서 나왔다면 엄청난 평가를 받을만한 작품이 되었을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