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하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괴물'!!
개봉 첫 날 영화관에 가서 봤다.
시작전부터 가슴이 두근 거리며, 오직 스크린만을 응시했다.
영화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아! 물론 실망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영화를 보기 전에 '괴물'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재미와 달랐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기전에는 괴물과 그 괴물에 목숨을 위험한!! 스릴과 스케일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니, 그러한 측면보다는 세세한 재미와 곳곳에 드러나 있는 사회 풍자가 훨씬 독보였다.
괴물을 소재로 한 헐리우드식 영화의 숨막히는 긴장과 그에 맞써 목숨 받쳐가며, 최첨단 무기로 싸우는 영웅적 모습을 한국판 '괴물'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웠다.
그저, 딸의 목숨을 살리려는 무력한 아버지!! 그리고 조카를 위해 용기하나만 가지고 뛰어든 할아버지,고모와 삼촌!!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는 먼 영웅이 아닌, 가족을 위해 똑같은 행동을 취했을 우리들의 모습이 그대로 영화에 투영되어 있었다.
또한 영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사회풍자는 영화를 보는 내내 씁씁할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대대로 이어져 내로온 한국적 문화인 '눈물 섞인 웃음'으로 나에게 많은 감동을 느끼게 했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봉준호 감독의 특색이 여실히 영화에 녹아있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한 가지 생각이 뚜렷하게 내 머릿 속에 자리잡았다.
우리 시대에 있어서 진정한 괴물은 무엇인가?!
정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몸집 거대한 저 생물을 괴물이라 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는 그저 생긴 것이 그러하고, 그렇게 태어났을 뿐...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그의 의지가 아닌 본능일 뿐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데, 그런 형상으로 태어나서 자기 나름의 삶을 살다가
인간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 한... 가엾은 존재일 뿐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괴물은 무엇인가?
아버지에게서 딸을 뺏아아간 것은 괴물이 아닌 사회의 무관심이며, 안일함이다.
아무리 소리쳐봐도 사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진실이 무시되는 사회!!
민주화를 위해 목숨걸고 투쟁했으나. 얻은 것은 직장으로부터의 자유뿐인 사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악행을 서슴치 않는 사회적 산물인 인간!!
이 모든 것이 지금 이 시대의 괴물이 아닐까?!
영화 속 괴물은 불에 타 사라졌지만, 진정한 괴물은 더욱더 강력해지고 있다.
그것은 도대체 무엇으로 없애야 한다는 말인가?!
영화 '괴물' 은 내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우리 사회의 괴물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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