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관객분들이 기대치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고 하더군요. 저도 물론 기대치가 낮지 않았습니다.
칸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았다느니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느니.. 그런 일이 있기 이전부터.. 기대작으로
손꼽아 왔으니까요. 그러하오나 전 실망이 없었습니다. 사실 반지의 제왕이나 SF같은 그래픽이
쓰여진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해서 그래픽에 대한 실망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괴물이라는 존재가
가소롭고 지루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제 역할을 잘 해 주었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제가 정말
이 영화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던 것은 재밌었음만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특별한 기질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 코드가 저와 통했나보죠. 비빔밥의 미학...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 생각이 됩니다. 박진감과 가족애와 웃음과 슬픔과 안타까움이 이렇게 절묘하게
느껴지다니요.
심각한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알수 없는 웃음들,
작은 손짓이나 짧은 대사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 이러든 저러든간에 영화 전반에서 느껴지는 뭉실뭉실 거림,
영화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난 뒤에 느꼈던 오만가지 감정들의 꿈틀거림....아직도 잊혀지질 않네요.
영화를 얼마나 잘 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한 관객으로서 이 영화는 가슴에 남았습니다.
세상에 괴물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아버지의 필사적인 추적, 그 끝에 찾아 온 여전한 한강, 차갑게 눈내린
그곳에서 들려오는 낯선 소리에 겨누는 총.. 딱딱한 시멘트 아래 흐릿한 한강 아래 검은 하수구 안의 괴물
을 향해. 그리고 그 괴물을 깊숙히 감춘 세상의 괴상한 물질들을 향해. 작은 매점을 지켜내기 위해..
(저조차 읽혀지지 않는 감상이지만, 적어도 제가 느꼈던 감정만은 전달됐으면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