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괴물 같은 영화!!
아버지 박희봉(변희봉)이 운영하는 한강의 매점에서 일하는 강두(송강호). 그는 철없는 어른이지만 딸 현서(고아성)를 위하는 마음은 지극하다. 여느때처럼 평화로운 어느날 한강에 정체모를 '괴물'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을 해치고 한강 고수부지를 휘젖고 다니다 결국 현서를 데리고 한강속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가족들이 모두 실의를 겪고 있는데 현서에게서 한강의 어느 하수구에 있다는 전화가 온다. 그소식을 들은 희봉과 강두, 남일(박해일), 남주(배두나)까지 현서를 찾기위한 가족의 사투가 시작된다.
사실 처음에 영화의 제목만 알았을때는 괴물같은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인줄 알았다. 괴물처럼 지독한 사람정도. 그러나 포스터를 보고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 과연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으나, 칸에서의 극찬과 언론의 집중을 보고서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리고 여기저서 주워듣고 본 기사들과 예고편은 그런 기대감을 상당히 부풀게 했다. 엄청난 기대감에 개봉날 1회로 관람을 했다. 역시 최대 기대작 답게 폭우가 쏟아지는 이른 아침에 상암 CGV 1관이 사람들로 가득찼다. 상암에서 조조영화를 수십번 보았지만 이토록 많은 사람은 처음이었다. <괴물>은 나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을 뿐만아니라 감동을 덤으로 척척 얹어주었다. 두시간의 런타임이 짧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는 숨가쁘게 진행되었으며,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였다. 결국 기립박수는 치지 못했지만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영사기가 꺼질때까지 상영관을 떠나지 못했다.
영화<괴물>은 한국영화의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가늠케 해주었다. 비록 영화속 괴물의 특수효과는 외국의 힘을 빌렸더라도 한국의 대형 블록버스터물이 헐리웃에 한발더 다가갈 수 있게 만든 영화다. 괴물의 모습이 어색해보인다며 티를 잡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혁신적인 CG를 보여주었던 <매트릭스>에서도 어색한 부분은 수십가지를 잡아낼 수 있으니 말이다.
<괴물>은 서울의 가장 친숙한 아이템인 한강을 택해서 그곳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진다. 먼 미래도 아니고 먼 우주도 아니다. 우리의 바로 지천에서 일어나는 일이다(서울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즉, 우리 이야기라는 것이다. 주인공들도 군인도, 경찰도, 특수부대원도 아닌 서민들이다. 늙은 노인, 철없는 아버지, 4년제 대학나온 백수, 시청 소속 양궁선수, 일반 중학생. 이렇게 5가족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인간상이다. 그러면서 가족들의 가족애와 부성애를 강조하면서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미국을 이리저리 비판해주신다. 오프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괴물을 만들어낸 원인은 미국이었다. 그래놓고 한국을 탓하기만 하며 결국 미국은 자신들의 직접 개입을 결정한다. 괴물이 출현해 출입통제된 한강에서 강두를 이리저리 실험하는 옆에서 유유자적하게 고기를 구워먹는 미국의 모습이란... 그러면서도 국민의 위생과 안전을 미국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은 한국의 현실이다.
<괴물>이라는 영화에는 감동적인 드라마와 정치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섞여있다. 괴물이라는 초자연적인 생물체가 등장하지만 전혀 SF적인면은 없다. SF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만약 <괴물>이 SF장르로 만들어 졌다면 아마 실망하는 사람들은 더 많이 생길 것이라 본다.
다섯 주연들의 연기도 좋은 이 영화는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1천만정도의 관객을 동원할듯 보인다. 사실 <왕의 남자>의 이준기 같은 히로인이 있지않아서 <왕의 남자>는 넘기힘들듯하다. 쓰다보니 꼭 <괴물> 알바생처럼 쓴듯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을 솔직히 썼으니 알바라해도 상관없다. 이 영화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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