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비열한 거리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유하 감독의 폭력 3부작 중 2번째 이야기인 이 영화는 유하라는 감독의 브랜드화를 다시 한번 영화계에 알릴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시인 출신의 유 감독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부터의 전작에서 그래왔듯, 화려하고 유려한 영상, 또는 할리우드 따라잡기 식의 이야기와는 거리가 먼, 자신이 할 이야기를 소곤소곤 때로는 거친 방식으로 직접적으로 전부 관객에게 전하는 데 뛰어난 힘을 지닌 듯 하다.
이 영화에도 그 방식은 여전하다..자신의 조직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고 발버둥치는 2인자 병두, 그리고 그에게 찾아온 몇 안되는 기회..그 중간에 벌어지는 조폭이라는 캐릭터에 맞지 않는 낭만적인 병두의 이중적인 모습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또, 등장인물 모두가 출세라는 불빛으로 달려가는 불나방처럼 명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확실히 조폭이라는 같은 소재를 이 영화는 다르게 들여다보고 있었다..
의리와 폭력, 배신이라는 지금까지 있어왔던 조폭이라는 연결고리에 그만의 문학적 소양이 곁들여진, 정말로 비열하고, 비겁한 인간군상들의 모습들을 느낄 수 있었던...그래서 마지막 룸살롱 씬에서의 마지막 3자 대면에서 관객이 느끼는 찝찝함과 힘든 감정은 주인공에 대한 측은함보다, 우리가 있는 세상을 자신이 느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조폭역할에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조인성은 사투리 몇을 제외하고는 페이소스 깊은 감독 말대로 20대 배우중 몇 안되는 병두 역 소화 인물에 적격이었고, 진구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았던 병두의 오른팔 종수...의리와 출세의 갈림길에서 고뇌하는 표정을 사실감있게 보여준 남궁 민까지 캐스팅은 적역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의리있는 조폭영화와 비열한 인간세상...영화는 인간삶을 다루는 창이 맞을까..??
점수 : 88점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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