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감독.. 사실 이 감독의 작품 (93년도 작 말고,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을 제대로 보지 않았었는데. 참 이 영화는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인성이 어느 기사에서 "조폭을 미화할 생각이었다면 출연하지 않았다"
고 말했던 기사가 있었는데.. 정말 어디에도 조폭은 미화되지 않았습니다.
조직 폭력배를 너무도 현실감 있게 그려 낸건.. 정말 가슴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조폭을 해보진 않았지만.)
주어진 현실, 그리고 발버둥쳐보고자 선택했을 건달.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너무도 슬픈 그들의 현실은 참 잔인했습니다. 먹고 먹히는 세계.
저는 세상의 사람들을 이렇게 나눕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자. 그렇지 못하고 현실에 살아가는 자.
극중 조인성은 후자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현실에서 살아남기위해 발버둥 치는 자.
"칼로 쑤실때 절대 그 사람의 눈빛을 보아선 안된다고. 평생 그 눈빛이 따라 다닌다고 "
눈물흘리며 괴로워하던 그 장면..
자신이 살아 남기 위해서, 서로를 없애야만 하는.. 그 누구도
어느 어머니의 소중한 자식이었을테고, 어느 여동생의 오빠였을겁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나봅니다.
너무도 비관적일 생각일지 모르지만,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선.
그 누군가는 괴로워하며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현실에 순응해야만 하는 것.
너무 이분법으로 나눈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자리에 있지 못하기에 다른 곳에 서야만 하는
이세상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한정된 자리. 그 자리에 올라선 자, 못올라선자. 건달의 세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건달의 세계를 거린 이 영화가, 단지 건달의 세계를 넘어서.. 보편적으로서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리치는 것은 나를 위해서, 그리고 또 다른 자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무한 경쟁 시대라는 이 시대에서 우린 서로들 살아남기 위해 피땀을 쏟고 있지 않습니까..
영화를 하고자 하는 감독 지망생들은.. 그 어떤 감독지망생보다 더 잘해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피땀을 쏟는 것일테고..
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그 어떤 고시생들보다 더 잘해내기 위해..
고시에서 합격하기 위해 피땀을 쏟는 것일테고..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게
아닌가 하는..
정말 좋은 영화는 그것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하여금 그영화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 영화 <비열한 거리> 는 좋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보는 입장이 너무도 감상적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잘만들었다 라는 생각과, 또 다른 현실에서 몰려오는 생각에
애타게 담배를 찾게 됐던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슴속에 터져나오는 탄식을 막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도 슬픈 그들의 세상을 잘 그려 낸 <비열한 거리>
진흙탕속에서 눈물겨운 몸부림을 치던 건달들의 액션씬에서는
삶의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단지 액션씬이 아닌..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몸부림이..
그 장면이 그렇게도 눈물 겨웠던 것은.. 그것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조인성의 그 눈이 이렇게도 가슴에 남는 것은..
우리도 언젠가 그 눈을 갖게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두려움에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서 한번 살아가는 인생 속에서
우리는 사랑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정말 피땀흘려 달려야 합니다.
그 어느 사람보다 조금 더 흘린 피땀들이, 그 사람을 제치고 그 자리에 올라서는 일일테지만..
그것이 현실이기에..
한정된 것을 획득해야 하는게 현실이기에.. 어쩌면 그것이 한정 된 것들이라는 것에서
더 값어치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정말 열심히 살아가야 합니다.
비열한 거리는 어쩌면 우리의 삶의 거리 라고 생각합니다.
ps
너무도 감상적이 되버려서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감상문이 되버린것 같습니다.
너무도 아름답게 연기한 조인성. 갈수록 진보하는 그의 연기가 정말 기대 됩니다.
너무도 아름답게 연출한 유하 감독.
영화 <비열한 거리> 는 잘만들었습니다.
ps2
극중에서 나온 "남부의 건달" 이라는 영화.
500만 의 흥행과, 조폭영화, 감독의 스캔들..
갑자기 영화 "친구" 의 곽경택 감독의 생각났던 건..
그것에서 모티브를 따온건가. 하는..
저만의 지나친 그릇된 생각이었는가 저는 궁금합니다.
ps3
영화를 보고 바로 쓸 껄 그랬습니다.
역시 하루 지나니.. 온갖 잡생각이 덕지 덕지 붙어버렸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쓰는 영화평. ; 자주 써봐야 겠습니다.;; 점점 손이 무뎌지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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