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좋다고 해야할 지 별로라고 해야 할 지 아리송하다. 과거인 지 미래인 지도 역시 아리송하다. 감독이 짜집어 넣고 싶은 과거의 기억들이 미래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기 때문에 좀 생뚱맞은 느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찌보면 만화를 보는 거 같기도 하지만 그럭저럭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감독의 의도적인 연출이겠지만 뽀샤시 기법은 상당히 별로다. 리얼한 주름과 라인들을 제거하여 보는 내내 눈에 이물감이 느껴져 불편했다. 불투명한 화면빨에 기네스펠트로의 화장, 복고적인 의상 뭐 그런것들이 좀 생뚱맞다는 느낌이었지만 역시 그런것들이 낯선 호기심에 맞물려 집중하게 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도시에 진입하는 무쇠덩어리같던 로봇들, 전투씬도 나름대로 리얼했고 특히 가오리같이 생겼던 엽기적인 비행기들은 정말로 한참 쳐다봤다. 비행기라기보단 생물체같아보였던.
이 영화에서 강한 여성들의 캐릭은 흥미롭다. 사진기자인 폴리(귀네스펠트로)는 무시무시한 로봇들 다리사이로 죽음을 불사하며 진입하여 리얼한 사진한컷을 얻는다. 우정출연처럼 가끔 등장 쿡(안젤리나졸리)은 특유의 그 담대하고 카리스마적인 여전사분위기를 풍기며 상황종결의 멋진 어시스트를 한다. 캡틴(주드로)의 탁월한 비행솜씨(리얼한영화였으면 죽고도 남았을)에다 옆에서 폭탄이 터지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 결과를 보기위해 피하지 않는 기계공학자 덱슨도 담대한 폴리와 더불어 프로패셔널한 멋진 사람이다.
생뚱맞게 쥬라기공원이 등장한다던가 이유없이 침투한 로봇들에 대항해 싸우는 장면들에 비해 박사를 찾아서 기지에 잠입하는 그 순간은 너무 짧았다. 이미 납치되었던 덱스로부터 말로 설명을 듣기보단 직접 상황으로 보여줘야 하는 거였다는 생각이다.
꿈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 일까. 아무리 길게 잡아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이겠지. 그런 간단한 명제를 이 영화는 무시하고 있다.
필름 한컷이 얼마나 소중한 지는 나도 잘 안다 ^.^ 마지막 장면은 정말 웃겼다.
2004. 미,영,이탈리아. 게리콘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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