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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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감을 읽을 때, 빅 피쉬는 팀 버튼 감독의 여태까지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약간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뜻인지, 아니 면 엽기적인 것이 약하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특유의 그로데스크한 화면이 아니 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직접 본 결과 이 영화도 역시나 '팀 버튼'표 영화입니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뽑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죠니 뎁' 을 뽑을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팀 버튼 감독과 죠니 뎁은 정말 잘 어울린다 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한명입니다만, 이 영화에서 이완 맥그리거는 퍼펙트 합니다.
그 외에 이 배역으로 어떤 사람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이완 맥그리거의 케릭터는 이 영화에 녹아서 살아있습니다. 연기도 물론이지만 외모도 그렇고, 약간은 무모하면 서 백치(?) 같은 맥그리거의 이미지도 한목하고 있지요.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에서 도 그렇고, 물랑루즈에서도 그렇고 비 현실적인 케릭터가 그에게 잘 어울리다는 생각 을 지울수가 없네요 : )
빅 피쉬는 처음에 영화를 보면 '이게 무슨 영화인가?' 싶은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 을 것 같습니다. 팀 버튼 감독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판타지 적인 요소들이 약간은 거부감이 생기면서 황당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성인을 위한 동화를 들려주는 그의 스타일이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잔잔하면서 지루한 것 같은 이 영화는 생각보다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다 른 팀 버튼의 영화들도 정말 재미있게 봤고, 감명 깊게 봤었지만 이 영화는 팀 버튼 스타일이라서 좋은게 아니라, 영화 자체가 정말 '좋습니다'
어쩌면 팀 버튼 감독이 자신의 아이 또는 그만의 성인 동화적인 스타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허황되고 믿기 힘든, 어찌보면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는 아버지에게 실망 을 느낀 아들은 아버지를 불신하게 되고, 또 아버지를 오해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과거를 찾아보면서, 아버지의 얘기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아버지의 스 토리는 아들 자신이 완성해주게 됩니다.
아버지의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었는지 아니면 사실을 과장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중 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이 믿어줌으로써 아버지가 인생으로 쓴 스토 리가 완벽하게 완성되었다는 것이죠. 믿기 힘든 얘기를 듣고 화를 내면서도 아버지를 사랑한 아들도, 또 화를 내는 아들에게 끈질기게 이야기를 하면서 설득하는 아버지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네요.
팀 버튼 영화의 색감은 상당히 독특합니다. 배트맨,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등 그의 영화는 그만의 독특한 색체가 살아있습니다. 빅 피쉬는 굉장히 화려하면서 따듯한 색 으로 만들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호빗 마을을 보는 듯 한 따뜻한 색감의 화면은 영화 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살리는데 보탬이 됩니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적인 부분은 음악입니다. 대니 엘프먼의 뛰어난 음악이 연기자 들 처럼 잔잔하게 영화에 녹아있습니다.
이 영화는 메세지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감독이 관객에게 가 르치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은 아닙니다. 감동을 억지로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 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흘러가면서 뭔가 느낌을 갖게 해줍니다.
픽 피쉬는 지극히 동화적이지만 너무나 현실을 잘 담고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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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날 때의 이야기...
나라면 자네 아버지의 이야기를 택하겠네"
저도 아버지의 이야기 쪽에 올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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