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라 극장에서 시사회를 보게 되었다. 시사회가 항상 그렇듯이 영화내내 산만하기 마련인데 이 영화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을 탁월했다. 모든 사람들이 집중해서 영화를 보고 있었고 영화 상영중 (의례 시사회중에는 눈과 귀에 거스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_-) 눈과 귀가 온전히 영화의 이야기 속에 있을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빅 피쉬'에 대한 이야기다. (빅피쉬는 아버지의 닉네임이다.) 거짓과 진실, 환상적인 이야기와 진부하고 흔한 이야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우리는 흔히 현실이 아무리 진부하고 두려운 것이여도 환상에 빠지지 말고 현실을 봐야 한다고 교육 받아왔다. (받아 왔나??? -신암행어사가 생각난다. - 삼천포로 빠지는군...) 하지만 거짓과 진실중 진실을 택해야 하는 것일까? 단 한번뿐인 삶이지 않은가. 이 삶을 아무리 정직하게 살았어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죽음을 맞이할 때 너무 쓸쓸할 것만 같다. 이야기는 죽음과 맞닿아있다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누군가의 글이 실려있었다. 모든 것에는 이야기가 있다. 영화, 소설, 연극, 누군가의 삶. 그것들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얻는다. '이야기'라는 것이 삶에서 굉장히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이야기는 삶에서 없어서는 안돼는 요소다. 우선 이 영화의 화면은 동화같은 화면이 많다. 환상적인 이야기를 표현해 주는 환상적인 장면들. 곳곳에서 웃음을 준다. 보편적이고 식상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항상 꿈꾸는 것이 아닌가. 항상 여행을 꿈꾸고, 좋은 영화와 책을 보고 싶어하는 것. 그것 역시 매일 같은 모습의, 어쩌면 정말 권태로울 수 있는 삶에서, 꿈꿀 수 있는 모습니다. 단 한번 밖에 없는 삶이기에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특별하고 싶지 않은가. 현존하는 60억의 사람들이 지난 시대의 수백억의 사람들과 앞으로 태어날 수백억의 사람들 중에 그저 한 사람으로 그저 그렇게 살다가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이 이야기가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특별하기 때문일꺼다. 특별한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이 어쩌면 조금의 거짓이 있을지라도 우리가 즐거울 수 있다면 특별한 삶을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 우리 주위엔 이야기를 특히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중 다수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보다 과장이 더 많이 들어간다. 거짓이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린 그런 과장과 거짓을 일일이 구별해서 따지지 않는다. 그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도 결국은 환상적인 이야기를 택하는 것일거다. 매력적인 환상을 외면하기는 너무 힘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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