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라는 것은 영화를 볼 때 제일 주의해야 할 감정이다. 만약 그런 감정을 가지고 설레여하며 영화관에 들어갔는데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나온다면 실망감이라는 녀석이 거대한 모습으로 나의 여린(?) 마음을 사정없이 찢어놓기 때문이다.
차라리 내가 직접 마케팅의 기술에 속아서 혼자서 이 영화 재밌겠거니 한 경우라면 그 실망감이 덜 할 터인데...
빅 피쉬 같은 경우 떠도는 소문들이 감동적이다!! 영화의 상상력이 너무 기발하다!!! 끊어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가장 심하게 속은 경우-.-;;) 등등의 떠도는 소문만 믿고 너무나 설레여 하며 (정말 간만에 노력없이 공으로 당첨된 영화 시사이기에 ^^;;) 영화관엘 갔건만.....
헉스~ 팀 버튼이 나를 이렇게 실망시킬 줄이야~
뭐 여기서 살짝쿵 말하자면 원래 나의 수준은 소위 예술 영화를 볼때는 짜디짠 소금장수로 변하고 액션,로맨스,판타지 같은 경우는 과도한 눈물과 웃음으로 좋다좋다를 연발하는 신파성도 강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블랙 유머가 넘치는 코엔 형제나 팀 버튼의 슬리피 할로우 같은 작품들을 보며 열광하는 매니아적 성격도 강한 편이기에 정말 이번에도 감독의 이름과 주변의 평가를 믿고서 갔다.
헌데.. 영화는 내내 환상적이고 기발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지만 내가 내내 기다리고 있던 감동이란 녀석은 도무지 보이질 않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 잔잔하게 풀어 나가서 기승전결의 곡선을 타지 못하고 기와 결만 있는 직선 구조의 전개 방식 때문일 수도 있겠고.....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웬지 팀버튼 표 영화에는 이상하게 붕붕 뜨는(코믹 부분에선 봐줄만하지만) 이완 맥그리거표 연기 때문일 수도 있고 (물론 조니뎁과 비교했을때 판타지 부분에선 상당히 약한듯...) 며느리로 나온 배우(택시에 나왔던 그녀?)의 어색한 프랑스식 발음도 귓가에 거슬리고~
보느 내내 갸우뚱과 어리둥절을 번갈아가며 헤메게 만들던 이상한 한글 번역 때문인것도 같고.... (화면 색상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도 많았음)
마지막으로 보는 헬레나 본 햄 카터의 너무나 삭은 모습(ㅜ.ㅜ예전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에 세월무상을 느껴보기도 하면서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너무 판타지 부분을 많이 강조하다보니 나레이터 격인 아들과의 갈등은 그 둘의 대화에서나 나올뿐 너무 소홀히 취급한 듯 하여 전혀 독자에게 이해되지 않았고...
마지막 엔딩 부분은 충분히 감동적일 수 도 있었을 터인데 좀 성급하게 마무리지은 듯한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영화의 장점을 이야기 하자면 굳이 현대를 살아가는 성인들을 위한 긴~ 동화책 한편을 읽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반지와는 다른 유형이지만 팀버튼 특유의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분명 괜찮게 볼 수 있을 영화인듯...
다만 본인 자신이 액션과 할리우드 공식에 중독되었다고 믿는 분들에겐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다.
어쨌거나 팀버튼의 상상력과 그 분위기에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
라스트로!! 중간에 나오는 얼빵한 북한 군인들의 "너 뭐야??"하는 대사와 (그전까지 해도 중국군인줄 알았다는 ) 그 앞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고 그녀들이 "영어~"로 노래하는 그 장면의 어색함(푸하하하하~~~) 그리고 라스트로 그녀들과 이완의 대화는 중국말로하는 그장면의 생경함~~~ ㅡ.ㅡ;;
아무래도 이런 경우 팀버튼 감독의 아시아에 대한 무지로 보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월드컵 4강에 빛나는 우리의 업적을 높이사서 굳이 한국 대사를 넣어준 것인 심히 고민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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