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CGV에서 혼자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왔습니다. 벌써 몇달전부터 대작이다, 대작이다라는
소릴 많이들어서 내심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영화관에서 눈물흘리느라 혼난적은 정말 처음인것 같네요.
한국영화라고는 믿기지않을만큼 실감나는 전투씬과 어느정도의 서정적인 드라마(저는 전쟁직전인 초반에도
폭풍을 앞둔 평화로운 남한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눈물이 날것같더군요), 그리고 후반에 가서는 다큰 어른도
울지않을수없게 만드는 슬픈 사실앞에 정말 최고였다라는 찬사만을 보내고 싶습니다.
솔직히 남자나이(31살)에 혼자 영화관에서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이는게 너무 쪽팔려서 혹시나 주위의
여자관객이 눈치라도 챌까싶어서 영화가 끝나고선 억지로 감정을 죽이고 태연한척하며 핸드폰을 켜서 문자를
확인하는 척하며 걸어나갈려고 무지 애썼습니다. ^^;
만약 그 넓은 공간에서 혼자 보고 있었다면 마음껏 목놓아 울고싶을 정도군요.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을
빠져나가면서 보니 거의 절반정도 되는 분들이 그자리에 앉아서 영화의 감동을 마저 느끼고 있더군요.
밖으로 나가서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면서도 영화생각만 하면 자꾸 눈물이 났어요. 슬픈 한국전쟁의 역사와
진태, 진석 형제의 형제애가 크로스 되면서...
극장을 빠져나오면서 아, 이런 영화가 드디어 한국에 나왔구나... 믿기지가 않는다... 그리고
지금 흐르고 있는 이 눈물... 하는 생각 뿐이더군요.
이만한 영화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선사해준 강제규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출연에 참여한
배우들 및 모든 스텝분들도요. 사실 그전까지는 장동건과 원빈이라는 두배우에 대해 별로 뛰어나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고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얼굴만 잘생겼지 특별히 연기가 뛰어나다든가 다른 배우보다 나아보이는
점이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태극기 휘날리며 한편으로 정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 게시판을 보면 실망이다, 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신 분들도 있더군요. 네. 물론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각자 다르고 영화를 보고 평가하는 시각또한 천차만별임은 인정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굳이 따지자면
사소한 단점들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만 워낙 영화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보는이로 하여금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그 정도의 작은 단점들은 단번에 짓밟아버리게 되는거라고 생각해요(꼭 단점이라고
따지자면 단점이라고 하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다는 말은 조금도 과장된 말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런 좋은 한국영화가 자주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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