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촬영중에 신문광고를 하는 초유의 마케팅과 대한민국 최고미남의 망가지는 영화라는 문구로 호기심을 자극한 영화. [똥개]
주인공인 ‘차철민’은 아직은 미숙한 소년이었다. 어머니가 죽음을 앞에두었을때도 하품한다고 생각했고, 같이 지낸 개가 죽었을때도 마치 장난감을 뺏긴 아이처럼 분노한다. 그런 그가 친구를 만나고 여자를 알고 생각이 깊어지면서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한다. 유치장에서 싸움뒤에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우는 모습에서 초반의 미숙한 소년의 ‘차철민’이 아닌 철들은 ‘차철민’으로 성숙해진다.
이 영화는 어쩌면 조금은 지방시민을 비하한 (영어철자를 틀린다던가, 서울의 지명을 잘못아는 등의...- MJK(밀양 주니어 클럽 - 철자에 대해서 의문을 갖지 마라. 자세히 캐면 다친다. ^^ & 로데 오거리...) 장면 등과 소소한 일상에 얽힌 대사로 관객을 미소짓게 만든다. 때론 [친구]를 떠오르게 하는 오토바이 골목 달리기 씬이나 감옥에서의 창면을 두고 대화하는 두사람의 모습. 아무 효과음 없이 주먹소리와 거친 숨소리만 들리는 유치장맞짱씬은 보는 사람까지 답답하게 만들정도의 연출을 보여줬다. 약간 딴지를 걸자면 이런 얘기들속에 은근히 철민일가의 불법적인 일들이 감춰진다는 것이다. 뇌물을 받은 경찰관인 아버지와 사람을 패고도 경찰빽으로 감옥에 안간 철민의 얘기들. 내용과 별 상관없다고 하지만 마냥 그네들의 편을 들어주기가 망설여지는 대목이다.
요근래 특유의 아버지상을 보여주고 있는 ‘김갑수’.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아들에 대한 사랑을 마음속 깊이 간직한 부성애를 잘 보여준다. ‘네 돈 받아 쳐먹었은 건 있지만, 사람들 눈에 피눈물나게 하진 않았다. 다음에 만날 땐 그 수염 깍아라’ and 그 손장면...ㅋㅋㅋ [찍히면 죽는다]와 [오버 더 레인보우]에 출연할때만해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엄지원’은 이 영화에서 눈에 콕 박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친구인 윤락녀가 더 기억에 남기도 한다. 아~그 특유의 걸걸한 말투와 모습이라니...^^;) 특히나 친척아주머니 얘기를 할때의 그 눈물섞인 말투에서는 나도 슬퍼지려고 했었다. 훌쩍~ 이 영화에서 특히나 눈에 남는 사람은 ‘진묵’역의 ‘김태욱’이다. 그 능글능글한 연기란 비겁한 ‘진묵’의 모습을 정말 현실적으로 보여줬다. 유치장에서의 싸움장면은 4일간 찍고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열연을 했다고... 정우성의 영화라 할만큼 정우성의 존재가 부각되어 있으니 '정우성'을 빼놓고 평을 쓸수는 없겠지. '정우성'은 실제로 개를 길러본적도 먹어본적도 없다지만 '똥개'라는 영화속 역할에 충실했고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 모습엔 은근한 정이 갔다.
망가진 정우성이라는 문구로 유혹하지만, 그다지 성공한 거 같지는 않다. 머리헝클어지고 수염나고 멍한 눈빛을 해도 여전히 멋있으니까..^^;......시사회장에서 약간 삐딱하게 서서 인사를 하는 모습조차도 멋있었다. 망가져도 멋있다니~부럽다....ㅠ.ㅠ
결과론적으로 망가졌다는 ‘정우성’의 연기나 주조연들의 연기도 좋았고, 연출도 괜찮았지만, 약간 지루함도 들었던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