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똥개] 곽경택 Strikes Back !!!!! 똥개
ozzyz 2003-07-18 오전 12:51:06 855   [2]
"옛날에, 우리 똥개가 싸우는걸 본적이 있다.


                               ..... 똥개는 끝까지 물고 있었다"




똥개 - 2003. 곽경택 감독. 정우성 주연




곽경택 Strikes Back !!!



"챔피언" 은 본인이 곽경택 감독을 '시류를 잘 읽고 그것을 이용할줄 아는 흥행 감독" 에서
"현존하는 한국감독중에 인간관계의 모순성아래 존재하는 리얼리티를 가장 잘 파악하고
썰로 풀어놓을줄 아는 작가주의 감독" 으로 재 평가하는 계기가 된 훌륭한 작품이었다.


'챔피언" 의 흥행 참패는 "지구를 지켜라" 의 실패와 함께, <한국 영화계 역사상 가장 마케팅
을 잘못한 교과서적 실패사례> 로 기록될만한 재난이었다.
본인은 작품의 흥행 실패가 자칫 곽경택이라는 걸출한 인물의 힘을 꺽어놓지는 않았을까
내심 노심초사 했으며, 그의 차기작의 제작 발표 소식때, 그것은 한층 더 증폭되었다.
"정우성" 을 망가뜨리는 영화라니. 이런 류의 영화는 자칫하면 배우 한명의 원맨쇼 혹은
배우 이미지 변신에 맞춰진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사그라져 가기에 충분한 소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작품을 감상한 결과, 이같은 본인의 우려가 일백퍼센트 기우에 불과했다고 할수는 없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의 영상 필력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노력하고, 변화해가는 감독이라는 점을 분명히 입증시켜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는 작품이었던 것 만큼은 확실하다.

솔직히, 지금 참 기분이 좋다. 한국영화계의 르네상스의 역사를, 그 현장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 자체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본인에게는 큰 기쁨이다. 도무지 최근의 한국영화
들 중에서 본인에게 의미없고 소중하지 않은 작품은 단 하나도 없었다. 분명히, 철퇴를
맞아야 할만한, 제 살 깍아먹기 식의 되도않는 저질 작품들도 한 두번 등장하기 마련이었지
만, 그때마다 관객들 스스로 외면함으로써, 영화계가 끊임없이 성장할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해주었다. 물론 몇몇, 두손 들어 환영받아야 할만한 작품들이 외면받아 버린 불행한
사례도 있었지만, 앞서 말한바와 같이 마케팅의 실패는 흥행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입증되었을 뿐, 그 이상, 이하의 의미도 그곳에는 있지 않다.

다시 본 작품으로 돌아와서.

많은 관객들이 본 작품을 "곽경택의 재기작" 이라기 보다는 "정우성의 이미지 변신" 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그 점 자체가 중요한 흥행 요소로써 작용할수 있다. 여기에 딴지를
걸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다. 일단 다른것은 차치 하고서라도, 본인 스스로가 정우성의
열렬한 추종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워지지 않는 (지워질수 없는) 청춘의 반항아적 이미지
와, 끊임없이 노력하고 감독 공부마저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점, 그 흔한 스캔들 한번
없이 꾸준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 끝으로 본인과 너무나도 닮아, 흡사 형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일으키고 싶다는) 점 등등이 도무지 그를
미워할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그것이다. 본 작품의 주인공이 정우성이기 때문에. 그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많은 장면들을 보지 못하고, 즐길수 없고, 느끼지 못하고 단지 웃음으로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유치장에서의 "개싸움" 장면 말미에 등장하는 정우성의 흐느낌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을 바라보자.

단 한번도 자기 자신을 드러내볼 기회조차 없었던 인물이,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에게 인지시키고 밖으로 드러낸, 마치 단 한번도 일등을 해본적이 없는 아이가 처음으로
반에서 일등을 하고, 집으로 뛰어가서 어머니 무릎아래 엎드려 무슨말인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떠뜨리는 듯한 감성의 도가니탕에서. 관객들의 눈과 정신은
그저 정우성의 잘생긴 코에서부터 시작된 길이 약 5센티미터 가량의 끈적끈적한 액체가
입에 다을듯 말듯한 아슬아슬함의 스펙타클에 집중되어 정신없이 웃음을 터뜨리기에
여념이 없다. 평소 작품 감상에 있어서 '문화인' 임을 자처하는 본인마저, 정우성 콧물도
투명하구나. 내지는, 정우성 콧물도 짠맛일까. 같은 복잡다난한 잡념들에 빠져 그 장면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앞서 말했다 시피, "똥개" 는 도무지 현실 감각이라고는 없는, 천하제일의 백수건달이
친구를 위해, 마을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 말했듯이 "자기 자신에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처음으로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일어서는 모습을, 동네 외곽의 고속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을 통해서 담담하게 그려주는 작품이다.
그 나이 먹도록 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고, 뚜렷한 목표나 희망도 없는, 방구석에 틀어
박혀서 비스듬히 누운 'TV 시청 모드" 자세로 낄낄대며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는 이
불쌍한 청춘도 사실 할 말이 많았던 것일까. 정애와의 대화 속에서 문득 할말이 없어 튀어
나온듯한 "자기 자신에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서 꼭 가야한다" 라는 말은, 사실 본작품의
필수요소이며 감독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전부이다. 결국 스스로에게 자신을 실컷 보여
준 "똥개"철민이 흐느껴 우는 장면은, 자그마한 성공의 이야기인듯 싶지만 사실 한 인간의
자아 성취인것이다 .

또한 중요한 이야기 뿌리는 '아버지' 이다.
가슴 애리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빗어내는 눈물바다가 아닌, 사실적인 자식을 향한 부성애
가 작품 내내 여실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아버지 말이라면 꼼짝못하는 철민도 종반에는
아버지로부터 독립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것은 독립할 아무런 여건이
되어 있지 않은 철민의 무능력함이 아닌,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한 어린아이의 천진함이다.
사실 이부분은 필자 스스로가 아버지의 사랑을 느껴볼만한 기회가 전무했기에 선뜻 설명
할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똥개 철민의 투정이 사랑스럽고 부러웠음은
당연한 일이다.


본 작품, 곽감독의 영화 아니랄까봐 밋밋~한 특유의 리얼리티는 여전하다.
단, 똥개 철민이라는 인물의 존재감 - 과연 저런 인물이 존재할까 - 과 극 말미의 유치장
결투씬만 재외하고서 말이다. 하지만 있을수 없을 듯한 결투씬(유치장에서 경찰의 묵인하
에 진행되는 혈투) 역시 그 내용에 있어서는 현실감의 절정을 오르내린다.
아마도 꾸준히 입방아에 올라내릴듯한 유치장 결투씬은 아무래도 단연 본 작품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품행제로" 의 종반 결투씬을 보는 듯한 이 지리한 "개싸움" 은 핀쳐감독의
"파이트 클럽" 조선 버전이랄까, 동네 골목 어귀에서 본듯한 "쌈박질" 이다. 화려한 발차기
도, 공중 부양도, 360도 특수촬영도 없지만, 이 시퀀스는 지긋지긋하게 오래 끌어온
철민과 진묵의 오래 묵은 갈등이 해소되는 배출구로써, 철민이 스스로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기회' 로써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관객들 역시 기존영화들의 도무지 현실감을 느낄수 없는
격투씬들과 달리, 삶을 통해서 친숙하게 겪어온 본 작품의 "개싸움" 에서 후련한 카타르시스
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한가지 기우라면, 과잉 리얼리티가 관객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어찌돼었든, 본 시퀀스는 필수 감상 포인트이다.
필히 극장에서 감상하시도록.



곽감독의 영화라면 역시 빼놓을수 없는 '막강 조연들" 을 이야기 안할수 없다.
철민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김갑수" 는 제2의 연기인생을 만난듯이 최근 물만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장화홍련" 의 과묵하고 책임감없는 무기력한 그에게서 매력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그의 다소 거친듯하지만 끝을 알수 없게 깊은 자식 사랑에서 매력을 찾아볼만
하다.

또한, 곽 감독의 영화가 여실히 '남자들의 이야기' 라는 점을 재확인시켜 주는 듯한 정애의
붕떠있는 존재감은 안타까운 점이 아닐수 없지만, 밋밋할수 있는 본 작품의 흐름 속에서
작은 긴장감 하나를 설득력 있게 던져준다는 점에서 절대 간과할수 없는 인물 캐릭터이다.




"똥개" 는 절대 사투리의 과잉 스펙타클과, 스타 배우 한명의 이미지 변신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구걸하는 범작이 아니다. 오히려 그 작은 요소에 눈을 빼앗긴다면 본 작품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임에 틀림없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들이 본 작품을 되도록이면 극장을 통해서 감상할수 있었
으면 하는 바램이며,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는 그 누구도 아닌 관객 스스로의 관심이 만들어
내는 토양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주지하고 싶다.


[ozzyz]

BOOT 영화비평단 허지웅 (www.boot.pe.kr)



(총 0명 참여)
1


똥개(2003, Mutt Boy)
제작사 : 진인사필름 / 배급사 : 쇼이스트(주)
공식홈페이지 : http://www.ddonggaeya.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14178 [똥개] 그것을 알려주마....사생결단 유치장개싸움!! (3) tomatoes79 03.07.19 1087 3
14167 [똥개] 이어지는 GMP님의 똥개 유행어 시리즈 7탄 (펌) (2) sk6715 03.07.18 885 2
14166 [똥개] 똥개! 17일 전국관객동원1위에 등극하다! 티켓링크 퍼옴 (1) sk6715 03.07.18 971 2
14165 [똥개] <똥개>.....<친구>보다 낫다!! 강력추천권유 (3) homoga 03.07.18 1336 7
14162 [똥개] [필름2.0]영화수학능력시험문제지 중에서^^ (2) gypsy99 03.07.18 918 3
14156 [똥개] 똥개를 보고.. 곽경택감독 작품 같이. (1) hake 03.07.18 1037 4
현재 [똥개] [똥개] 곽경택 Strikes Back !!!!! ozzyz 03.07.18 855 2
14145 [똥개] 똥개 minme 03.07.17 736 3
14135 [똥개] 장동건도 부러워 한 정우성의 연기라지요!?~ hajabang 03.07.17 1001 1
14127 [똥개] [똥개] 올 여름을 물고 늘어질 우리의 똥개 jyjung71 03.07.17 706 2
14126 [똥개] (퍼옴)딴지일보 BEST 등극!!!! (4) nyjeong 03.07.17 1403 7
14124 [똥개] 하도 잼있다 그래서 똥개 보고 왔습니다...그래서.. yysyd 03.07.17 1344 4
14112 [똥개] 나두 오늘 똥개 봤다 (2) pepper77 03.07.16 1044 3
14105 [똥개] 우와...지금 막 메가박스에서 보고 오다.. anne05 03.07.16 1564 7
14077 [똥개] (퍼옴)똥개유행어시리즈6 (1) nyjeong 03.07.15 1227 2
14076 [똥개] (퍼옴)똥개유행어시리즈5 nyjeong 03.07.15 1676 3
14075 [똥개] (퍼옴)똥개유행어시리즈4 (2) nyjeong 03.07.15 952 1
14074 [똥개] (퍼옴)똥개유행어시리즈3 nyjeong 03.07.15 949 4
14073 [똥개] (퍼옴)똥개유행어시리즈2 nyjeong 03.07.15 1070 6
14072 [똥개] (퍼옴)똥개 유행어시리즈1 nyjeong 03.07.15 1185 3
14061 [똥개] [똥개]<햇귀> 재밌지만, 매력적이진 않다 hatguy 03.07.15 1006 3
14010 [똥개] [똥개]<도망자>정우성의 도전이 아름답다. (1) tillus 03.07.13 808 2
14003 [똥개] 올만에 한국영화를 보니... (1) searchlight 03.07.13 1155 5
13998 [똥개] <똥개> 보고 느낀 점... (1) moonstruck 03.07.13 1417 6
13980 [똥개] 거의 빼놓치 않고 영화를 보는 편이다 kyj5329 03.07.12 986 3
13971 [똥개] "거 말고 여여여...짝짝(허벅지때리는 소리 - 근데 누구 허벅지지?^^) nyjeong 03.07.12 972 3
13966 [똥개] 똥개가 관객 몇명이나 들까? (퍼옴) (1) shinhan 03.07.12 1507 11
[똥개]    Re: 똥개가 관객 몇명이나 들까? (퍼옴) basso377 03.07.13 984 1
13951 [똥개] [똥개] 여름의 부활?? meta2013 03.07.12 917 7
13943 [똥개] 똥개의 진실.... blank0802 03.07.11 978 4
13900 [똥개] [눈목]"확장되지 못한 진심." rose777 03.07.10 952 3
13897 [똥개] [나만의 영화생각] 똥개.. (2) ryukh80 03.07.10 1062 4

1 | 2 | 3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