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정애와 순자의 캐릭터가 돋보인 순박한 영화
똥개 | 2003년 7월 18일 금요일 | 서대원 이메일

<똥개>는 방학 중 탐구생활 달랑 하나 가지고 초등학교 때 누런 황톳길을 따라 외할머니가 계신 시골집에 갔다 온 느낌처럼 가슴이 푸근해지며 텁텁한 인간미가 절로 생긴 듯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세련됨과 약삭빠름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필수불가결한 처세술의 하나로, 그것도 최상의 그거로 자리 잡고 있는 기고만장함의 추세에 밀려 어느 덧 암암리에 잊혀졌던 그리운 것들에 대한 감정들을 <똥개>는 거칠긴 하지만 친숙함을 내재한 채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호사스런 애완견들의 득세 속에 쓸쓸한 뒤안길로 사라진, 막 대함 속에서 친숙함이 쌓여갔던 우리의 똥개처럼.

철민(정우성)은 밀양경찰서 수사과장(김갑수)의 아들이다. 그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일찌감치 집안 살림을 도맡어 한다. 그러다 우연히 똥개 한 마리를 키우게 되고 그 역시 똥개라는 별명을 얻어 둘은 도원결의를 맺은 형제처럼 지낸다. 하지만 똥개는 철민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진묵(김태욱) 패거리에 의해 보신용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이에 피가 거꾸로 선 철민은 그들 중 졸개 하나를 완전 작살내고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철민은 그 뒤로 남이 보면 한숨만 푹푹 나올 정도로 별 다른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남매처럼 지내라며 정애(엄지원)를 데려오고, 철민은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함께 진묵 패거리를 다시 만나 서로 으르렁 대기 시작한다.

교도소 면회실에서 아버지와 철민이 만나는 장면이나, 철민과 정애가 스쿠터 추격을 벌이는 신 등 곽경택 감독의 <똥개>에는 <친구>와 비슷한 설정이 곳곳에 깔려 있다. 비장미 철철 넘치는 <친구>의 주제였던 친구들간의 의리나 우정, 남자들만의 뜨거운 감정의 교류 역시 <똥개>에서도 중요한 테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감독의 말마따나 힘을 뺐다는 거다. <친구>를 보고난 후 사내들은 아무 말 없이 다들 그 무거운 품새를 잡으며 담배 한 대와 함께 기꺼이 자신 만의 무용담 속으로 돌진했다. 하지만 <똥개>는 담배를 피우긴 피우되 각 잡지 않고 짝다리 짚으며 털털한 웃음과 함께 무용담이 아닌 자잘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순박한 영화다.

다분히 가오 안 잡고 어깨죽지를 흐드러지게 늘어뜨렸다는 거 외에도 영화는, 이야기의 구성을 친구관계는 물론이고, 부자관계 그리고 정애와 철민의 미적지근한, 하지만 믿음이 가는, 연애관계로 나눠 버무림으로써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일상의 작은 기억들을 유쾌하게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남자 중심의 시선이긴 하지만.

정우성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망가져 나온다해 화제가 되었던 <똥개>는 인물들을 잘 살린 캐릭터 영화이기도 하다. 분명, 정우성의 몸동작이나 얼굴 표정 방언의 구사력은 시골의 질박함 그 느낌까지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그의 외모를 생각해보자면 호연을 펼쳤다 볼 수 있다. 영화 전체를 안정감 있고 된장국스럽게 관장하며 이끌어나간 중견배우 김갑수와 주연들을 탄탄하게 받쳐준 김태욱의 건들거림의 얍쌉함 연기 역시 영화의 볼 거리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똥개>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인물은 정애 역의 엄지원과 그녀의 기묘한 연적?이자 친구인 순자 역의 홍지영이다. 조잡한 화장을 한 채 껌을 요란뻑적지근하게 딱!딱!거리며 씹어대는 그녀들이 좁은 공간에서 정우성 문제로 살기등등?하게 나누던 어투와 대화는 <친구>의 유오성과 장동건이 룸에서 나누던 그것을 싸구려 버전처럼 멋들어지게 재구성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강하게 뇌리에 남는 명장면이다. 판스만 입고 교도소에서 일대혈전을 벌이는 원초적인 본능이 마구 느껴지는 개싸움 역시 콧등을 시큰거리게 하는 장면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남자를 바라보고 그리는 시선이 올바른지, 다양한 시선으로 처리하는지는 확신할 순 없지만 곽경택 감독 그는 사내들의 마음을 동하게 할 줄 아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2 )
ejin4rang
정우성의 연기 빛을 바랫따   
2008-10-16 09:55
pyrope7557
정우성은 좋은데...이번 영화에성 정우성은 별로....   
2007-07-19 21:08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