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장이모우는 와호장룡을 보고 이 영화의 스타일을 생각했을것이다. 사실 7~8년 전부터 장이모우는 진시황과 암살자의 대한 얘기를 생각해왔고,캐스팅해왔다. 7~8년전 (확실히 생각안남)에는 유덕화가 진시황을, 장국영이 암살자로 캐스팅 되었다가 몇 번 뒤집었다가 이제서야 이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장이모우는 이안의 와호장룡을 보지 말고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야했다. 장이모우는 결코 국제적인 평판이나 연출력은 이안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한 수 높다고 봐야 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그의 영화는 무엇보다 그 현실성과 사실적인 묘사에 있다. 이번 영화같이 강렬한 색채로 가득찬 붉은 수수밭이나 그의 특기가 잘 살린 인생이 있다. 붉은 수수밭은 색채뿐만 아니라 인간의 욕망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영웅에서는 이런 그의 작가주의가 없어져 버렸다. 이 영화의 한 컷,한컷은 참 아름답고 한컷, 한컷 모두 영화 포스터를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스틸 사진이 아니다 . 아름다운 영상만 나열한다고 영화가 되는 것도 아니고 폼만 잡는다고 영화가 되는것도 아니다. 양조위가 머리를 풀어헤치면서 쓰는 서예를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 영화에서 한가지 덕이 있다면 이연걸이 처음 얘기에서 장만옥과 장쯔이의 검투끝에 장쯔이가 죽으면서 노란 은행잎이 가득한 화면이 붉게 변하는 장면.... 이 장면 하나만큼은 이 영화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