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개봉시기에 맞춰 보는 영화는 새로 뜯는 포장지처럼 신비로움이 있어 좋고 개봉한 지 한참 지난 후에 개봉관을 찾아 보는 영화 또한 그동안의 입소문이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평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에 나름대로 흥미롭다.
'마들렌' 상영일 주말 오후, 시내 개봉관은 대여섯개의 스크린 밖에 남지 않았고 그 중 한 곳을 찾았다. 자리 여유도 많아 '스크린 앞에서 봐야지'하는 생각에 들어선 극장은 몇 자리 빼곤 이삼십대 연인층들이 주류를 이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그 동안 영화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흥미로와 영화를 보러 가게 되았다. 마들렌 빵,주인공이 입는 우비의 노란색과 희진이 좋아하는 맑고 푸르른 하늘의 파란색이 영화의 색.
마들렌이란 빵은 정말 첫사랑처럼 아련한 추억을 연상시키는 소도구이며, 주인공들에게 마들렌은 사랑을 이어가는 매개체이다.
그동안 흥행했던 영화에서 조연으로 열연했던 김수로는 이 영화에서 제빵사를 꿈꾸며 지석(조인성)과 희진(신민아)의 첫 데이트 때에 바들렌 빵을 선물하는 만호로 이후에 호텔에 들어가며 지석에게 머리만한 크기의 마들렌 빵을 선물한다.
니들이 빵맛을 알아!!
마들렌을 보고 난 후, 얼마전 유행했던 광고 카피를 떠올리며 패러디 해본다.
요즘, 패러디와 언어 기교를 통해 '개그콘서트'라는 TV 오락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패러디와 언어기교가 중심이 된 이들 오락 프로그램은 유행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들렌에서 희진의 대사에는 그녀 특유의 맑음과 재치가 엿보인다. 지석의 학교에서 첫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서 희진(신민아)은 '너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그러니까 나를 보면 웃지'하며 자연스럽게 지석에게 다가간다. 남자라면 결코 싫은 내색을 할 수 없을꺼다.
'난 하늘이 좋아 언제나 늘 바라볼 수 있고 싫으면 안 볼 수도 있고~'라고 지석에게 말하는 여주인공의 해맑은 웃음에 관객들의 표정이 더욱 밝아지는 듯 하다.
사랑은 둘만의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하고, 또한 서로 다른 점이 없는 둘이 만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비오는 날 희진이 지석과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나, 희진이 지석에게 문자메세지 보내는 법을 알려주면서 둘이 가까이 있으면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 그들이 처음 만나 내건 계약 연애의 세가지 조건을 지키려는 순수함과 맑음이 나타난다.
특히, 영화 예고편이나 일반 영화평만 듣고 영화 보기에 주저하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가 주는 신선함은 이야기 전개에 있어 주인공을 대신하여 아바타를 등장시키거나 자칫 무미건조할 수 있는 스토리를 문자메시지 말풍선을 통해 속도감있게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최근의 영화가 그러하듯 영화의 사운드트랙 또한 현재 활동중인 가수들에 의해 꾸며져 있어 영화와 함께 좋은 선물이 된다. 그룹 주얼리의 보컬을 맡은 박정아의 성량 풍부한 라이브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기회도 준다면 이후 DVD로 출시되었을 때 또다른 재미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