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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중국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영웅: 천하의 시작
belastre 2003-01-19 오전 6:28:36 1262   [5]
아주 오랫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한동안 개인적인 사유로(원인은 게으름에 기인한것이겠지만) 영화감상의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그러고 보니 해가 바뀌고 나서 쓰는 첫번째 감상문이 되겠군요..

예전에는 영화감상문이란답시고 글을 마구 써댔던 적이 있습니다..그때는 감상문을 쓴다는 자체를 즐긴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은 그렇게 글이 잘 안나옵니다..그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더 많은 지식과 경험도 있고, 또 수많은 미디어를 접하게되었는데 왜 글이 더 안나올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가져왔던 기존의 관점들과 새롭게 변화되어 가는 이른바 패러다임의 전환과정에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 요즈음의 제 모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옵니다..

아 서설이 너무 길어지려고 하는군요...이미 영화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해져있습니다..손에서 나오는 말들을 잊어버리기 전에 빠르게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영웅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입니다..영화는 말할것도 없고....극의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된 인물 그에 걸맞게 늘 영웅을 소재로 하는 쟝르가 많이 발견되는데..특히 중국영화는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전체주의적인 분위기와 사회적 사실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품들이 특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한때는 이런 중국영화들, 즉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입각한 영화들이 기존에 보던 영화와는 특이하기도 하고, 마치 제3세계의 미지의 영화를 보듯이(사실이 그러므로) 일부러 찾아보기도 하고, 어떤때는 충격적이기도 하고, 어떤때는 잘 이해되지 않기도하면서 그렇게 중국영화를 접했습니다..

기억하는한 우리나라에서 중국영화(무협이나 홍콩영화가 아닌)가 제대로 상영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80년대 중반이었을것입니다..시에진의 "부용진"이라는 영화가 호암아트홀에서 상영되면서 물밀듯터진 이른바 공산사회주의의 영화들이 하나둘씩 개봉하게 되었던 것이죠..말도 안되는 역사속의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외교의 변화..그 혜택인지는 몰라도 중국영화와 더불어 공산주의의 원조격인 소련(현 러시아)의 영화까지 당시에 상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접한 영화가 바로 장예모의 "붉은 수수밭" 이라는 영화입니다..아...붉은 수수밭의 충격을 약 20여년 되어가는(놀랍군요..벌써 20년전이라는 무지막지한 년수를 들먹이며 이야기를 하다니...) 지금에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입이 다물어지지 않는...중국영화란 이런 것인가? 하고 그때부터 미친듯이 중국영화를 보기도 했죠..

중국영화 제5세대의 기수 양대산맥인 첸카이거와 장예모..이 두사람은 동료이자 라이벌로 중국영화의 신르네상스 서막을 열었던 사람들입니다..바로 사회주의적인 사실주의과 거대한 중국의 역사의식에 바탕을 둔 중국영화의 전통을 이어받아 자신들의 창작물로 세계에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죠..

그런데 묘하게도 말입니다..중국이라는 정치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풍기는 영화들이 줄줄이 해외에서 수상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예술과 작가의 산물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영화예술계(허리우드 영화의 산업적인 가치관과는 다른)에서 중국의 힘이 그대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수 없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11억이라는 인구의 힘인지..그 거대한 인구를 통치하고 강력하게 이끌수 있는 지도자(영웅)를 중국영화에서는 꾸준이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왜..항상 붉은색인가...왜 항상 인민..영웅만을 이야기 할까..결국은 사회가 영화를 만드는것이라는 간단하고 교과서적인 답변에 이를수 밖에 없더군요...

이번의 장예모의 "영웅"만해도 그렇습니다..이 시대에 장예모는 왜 영웅을 또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장예모는 무엇을 바라는지..아주 잘 말해주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옵니다..그는 아주 치밀하고 정치적으로 잘 계산된 행동을 하고 자신의 작품속에서 그것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진시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내용이 역사에 기초한 허구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수있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동원해서 대결장면..거대한 자금성..그리고 군사..광활한 화면 그리고 새까만 메뚜기떼와도 같은 화살..이런것들이 은근히 저변의식에 세계영화계를 통합하고, 천하를 호령하는 영웅이 되고자 하는 중국인의 기질을 영화에 빌어 전체주의적인 뜻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듯합니다. 맨 마지막에 친철하게 올라가는 영어자막 설명이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사회가 이 영화를 예술영화로 착각(혹 부시를 위한 영화라고 대단한 착각)해서 아카데미상을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아니 강한 추측이 들기도 하고..이쯤되면 장예모는 무엇을 의도하는지 짐작이 갑니다..그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칸느,베니스,베를린등)에서 늘 초청받고 심사위원장이 되기도 하고, 그의 작품은 늘 대상이나 주요한 상을 휩쓰는 그런 사람인데 뭐가 아쉬운 것일까요..이제는 그가 가져보지 못한 마지막 하나 남은 아카데미 아닐까요..? 그렇게 된다면 그는 진시황처럼 세계 영화계를 통일한 영웅으로 기록될테고, 그것을 바라는 계산적인 의도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강한 의구심이 드는 것입니다..

그러나..그런 의구심과는 별개로 영화 영웅은..너무나도 빼어나게 잘 만들어진 영화였습니다..완벽하다싶을 정도로 말입니다..이 영화가 색채가 아름답고 화려한 영화라고 미학적인 관점에서 접근도 있을수 있지만 눈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닌듯 합니다..그렇게 화려하다고 볼수 없는 것이 영화 각장면에서는 단일색을 주로 사용하여 주된 색채로 스토리와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나타냈으며, 거대한 중국의 모습을 그대로 뽐낸 일종의 자기자랑으로 여겨집니다..베를린 영화제와 칸느에서 수상했던 영화들..집으로 가는 길이나 책상서랍속의 동화가 붉은 색채가 그랬던것처럼 말입니다..

쥐떼처럼 느껴지는 수많은 신하들과 군사들의 장면..일시에 화살을 쏘아대는 장면은 명장면이라고 하기에는 헛구역질과 멀미날정도의 현기증이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이러한 장면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두 고수의 호수에서의 정중동의 검대결이나 빗속의 대결등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와 허구..그리고 작가의 창작물 사이에서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를 잘 구분해야 좋은 작품이 되는지, 그리고 영웅의 저변에 깔린 전체주의적인 예술지향영화풍과 장예모가 의도하는 정치적인 계산등은 여전히 많은 의구심을 남긴채..그렇게 영웅은 제게 남겨지게 되는군요...영화시간을 10분이나 지각하고도 모자라 이연걸의 빗속의 대결이후 10여분간을 졸아서 제대로 된 감상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 그의 어쩔수 없는 라이벌 첸카이거의 영화 투게더에 대해서도 곧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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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천하의 시작(2002,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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