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과 신민아라는 풋풋한 연기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마들렌]은 그야말로 신선함과 풋풋함을 한껏 뽐내려는 멜로영화였다.두 주인공을 보기에도 알수 있겠지만 영화는 곳곳에 알록달록하게 예쁜 화면들과 아기자기한 모습의 이야기들로 채워놓고 있는 그런 영화인것이다.90년대 국내에서 열풍처럼 불던 멜로영화의 전성기가 점차 조폭코미디로 옮겨 오면서 그만큼 한국 멜로 영화는 관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그런 와중에 신선한 두 배우와 예쁘장한 멜로 영화의 틀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마들렌]은 그동안 조폭코미디에 지친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감성적인 멜로의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하게만든 영화기도 했다.그렇지만 두 연기자의 신선한 연기나 톡톡 튀는 발상과는 별개로 진부하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는 [마들렌]이 표방한 감성 멜로 영화의 느낌을 반감시켜 버림으로써 한껏 부풀어 오른 기대감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렸다.
우연히 만난 지석과 희진은 중학교 동창이다.열심히 살아가는 모범 대학생 지석과 발랄하고 엽기적이리 만큼 밝은 헤어디자이너 희진의 이른바 "한달 연애"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보여주는 [마들렌]은 기존의 가슴 찡한 멜로영화들과는 색깔이 다른 멜로영화다. 또 연애기간 동안에 "서로에게 100% 솔직하기","먼저 헤어지자는 말 하지 않기"등의 규칙들을 정하고 연애를 시작한다는 설정부터 흥미를 끄는데 충분했다. 이처럼 희진의 갑작스런 연애 제안에 얼떨떨한 지석은 희진의 적극적인 행동들에 차쯤 이끌리게 되고,그 둘의 엽기적인 데이트가 시작되는 것이다.[마들렌]은 초반부터 상당히 신선하고 깨끗한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성공했다.지석과 희진의 만남부터 비오는날 자전거를 타고,진흙탕에서 뒹굴며 장난치고,대학캠퍼스에서 팔짱을 끼고 다니는 등 둘의 모습은 부러울만큼 닭살돋는 커플의 모습 그대로였다.그리고 영화는 보는내내 예전 [엽기적인 그녀]를 보는듯이 상당히 코믹하고,아기자기한 이야기들리 관객들의 웃음을 터지게 하기도 한다.하지만 이렇게 기분 좋게 진행되는 영화는 어느새 어설픈 삼각관계와 억지 눈물을 자극하는 상황으로 돌변한다.한창 한달간의 데이트가 물이 오를때쯤 갑작스럽게 "성혜"라는 지석의 첫사랑이 등장한다.락커가 된 성혜는 지석에게 마음을 열고,지석과 희진,성혜의 미묘한 삼각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갑작스런 성혜의 등장부터 영화는 진부함으로 접어 들다가 희진의 임신으로 인해 180도 다른 분위기도 급변해 버린다.이런 어설픈 삼각관계의 등장과 억지스런 상황들은 풋풋한 멜로영화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신파극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그래서 초반내내 풋풋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들로 웃음을 주던 장면들이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마들렌]이 전면에 내세운 조인성과 신민아는 영화 속에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이미 풋풋하고 신선한 이미지로 TV CF나 드라마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배우들인만큼 그 깔끔하고 신선한 매력을 100% 발휘한 것이다.[화산고]와는 다른 모습의 연기를 선보인 신민아는 당당하고 밝은 20대 여성 희진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수줍음 많은 지석 앞에서 언제나 당당한 모습으로 리더하고,애정표현도 화끈하게 하는 등 발랄한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보는내내 아마도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떠올라 그 매력이 한층 더 돋보일것이다.뿐만 아니라 시트콤과 드라마로 일략 스타덤에 오른 조인성 또한 [마들렌]에서 그 매력을 한껏 보여주었다.순수하고 긍정적인 청년 지석의 모습을 조인성 특유의 수줍음 넘치는 미소와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그야말로 조인성과 신민아의 캐스팅은 [마들렌]이 표방한 감성멜로와 적절하게 들어맞았다고 할 정도이다.또한 이 둘의 연기로 하여금 다른 조연급 연기자들의 다소 어색한 연기마저도 깔끔하게 덮어주기도 했다.
20대의 색다른 로맨스를 보여주려 한 [마들렌]은 개성있는 캐릭터와 독특한 소재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영화이다.특히 조인성과 신민아라는 배우는 그런 호기심을 더욱 자극할만한 요소일 것이다.이처럼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톡톡튀고 신선한 맛의 멜로 영화이지만 이야기를 너무 극적으로 보이려 한 나머지 욕심을 많이 부린 흔적이 역력했다.초반의 발랄한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기 보다는 희진과 지석의 사랑을 감동적인 로맨스로 그리기 위해 억지스런 상황을 설정한것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기도 하다.꽤 오랫동안 한국 영화팬들은 촉촉한 멜로영화에 갈증이 났을것이다.그런면에서 [마들렌]은 어느 정도 그 갈증을 채워주기 위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그 신선하고 풋풋한 요소들을 100% 살려내지 못한것 같아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