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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연애행각] 아이언맨을 통해 배우는 원나잇 스탠드의 교훈
2013년 5월 10일 금요일 | 앨리스 이메일


맨중맨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다. 남자 중의 남자란 뜻이다. 그리고 수퍼히어로 중에서 맨중맨은 단연 아이언맨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전만 해도 어딘가 아픔을 간직한 사연 있는 남자, 어둠의 히어로, 그러니까 울버린 같은 남자를 좋아했겠지만, 세상 물정 조금은 안다는 삼십대가 되고 나니 역시 돈 많은 천재 히어로 토니 스타크가 갑이시다. 이쯤에서 브루스 웨인을 왜 빼놓냐고, 만만치 않은 갑부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예상한다. 하지만 배트맨 그 남자도 어두워. 어두워도 너무 어두워. 오죽하면 다크나이트겠어요. 이제는 사연 있는 남자를 다독이는 것이 피곤한 나이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러므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남자! 그리고 부자! 아이언맨이 최고시다!

하지만 세상의 보통 남자들 사이에 완벽한 남자가 없듯이, 스크린의 특별한 히어로들 사이에도 완벽한 히어로는 없는 법. 현재보다 더 제멋대로이던 10년 전의 아이언맨에게는 오만함, 진지함이라곤 없음, 그리고 바람기까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평소에는 참하고 지적이다가도 화가 나면 얼굴이 거의 3천도씨에 육박하게 새빨개지는 무시무시한 여자친구가 그의 곁을 떡 하니 지키고 있지만, 과거엔 그랬더라 이 말이다. 과거의 그가 장난처럼 무시했던 한 남자와, 운명이라 느낄법한 밤을 보내놓고 쪽지 한 장 달랑 남겨둔 채 떠나버린 한 여자가 훗날 그의 발목을 얼마나 무시무시하게 잡는지는 영화를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 둘의 한은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게 한다는 한국여성만큼 막강해서 스타크 맨션을 말리부해 안으로 때려 박을 정도로 강력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스위스에서 맞이한 해피뉴이어 파티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매력적인 과학자 아가씨 마야 헨센(레베카 홀)과 그야말로 눈이 맞았다. 그 둘이 주고 받는 섹슈얼 케미스트리는 어쩐지 아슬아슬할 정도였는데, 여자의 눈엔 '운명'이라고 써있었고, 남자는 글쎄, 잘 모르겠다. 보면서도 걱정이 되긴 했다. 그는 똑똑하고 섹시하고 유머러스한데, 비슷하게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성과 너무 많은 대화와 너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나잇에는 어떤 원칙이 있다고들 그런다. 평범한 우리들이 원나잇까지 갔다면, 그것은 분명이 투나잇을 부르게 되고 투나잇은 매니 나잇을 원하게 되기 마련이라고 한다. 마야가 그랬을 것이다. 해피뉴이어 카운트를 하던 그날 밤 섹스를 하게 되기 까지를 되짚어 보자.

지금껏 그녀가 몰두해왔던 연구에 대해 토니에게 털어놓을 때 마야의 반짝거리던 눈은 원나잇의 원칙에서 이미 멀어져 있었다. 원나잇의 원칙은 마음보다 육체가 앞서야 성사될 확률이 높다는 것. 그래야 한번에 끝낼 수 있다는 거. 오늘 한번 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강해야지, '앞으로 널 계속 보고 싶을지도 몰라 그만큼 반했어'의 메시지를 보내선 곤란하다. 헌데 내 눈에 마야는 확실히 그랬다. 그에게 반했다. 그래 놓고 토니는 다정한 모닝 섹스나 함께 하는 아침 식사는커녕 쪽지 한 장 덜렁 남겨놓고 그녀가 잠든 사이 그녀의 곁을 떠난다. 그것도 무척이나 재수없는(!) 멘트가 적힌 쪽지를 말이다. 토니가 다음날 아침에 조금 더 점잖은 방법으로 마야의 침대에서 빠져 나갔다면, 아니 적어도 조금 더 매너 있고 다정한 쪽지를 남기고 떠났다면, 10년 뒤 그녀는 스타크맨션의 초인종을 누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문득, 얼마 전 외국에서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켰던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생각난다. 그는 원나잇 상대 여성에게 뜨거운 밤을 선사했음에도 다음날 아침 수건을 던지는 매너 없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많은 여성들의 공분을 샀다. 당사자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소문 상으론 뭐 그렇다.

어쨌거나 원나잇이 원나잇다우려면 뒤탈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 <아이언맨3>가 주는 교훈을 친절하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첫째, 원나잇은 육체적인 것! 하룻밤으로 그칠 생각이라면 애초에 너무 다정한 분위기는 만들지 말자. 둘째, 매너 있는 마무리는 필수! 한번 잤으니 그만이라는 태도는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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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0일 금요일 |
글_앨리스(무비스트)
345 )
ahwanju6
원나잇..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는 하지만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나에게 더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딱히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선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다.   
2013-05-19 11:34
httpos
아이언맨 보면서 이것까진 생각 못했었는데.. 재밌는 관점이네요. 하지만 전 이러한 구여친 현여친의 만남때문에 아이언맨3의 진부함이 더 부각된거 같아 아쉬웠습니다.   
2013-05-19 02:08
nookie
깔끔한 정리입니다. 남자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법칙같다고 할까요? 한 여자에게 마음을 다주지 않는 이상 자신의 처신은 분명히 하는게 가장 좋을것 같구요. 물론 전 원나잇 스탠드는 아닙니다만..그래도 알아두면 뭐 남주겠습니까? ^^   
2013-05-19 00:40
ksdforce
잘못하면 패가망신!!
잘된다면 인생개척!!
나에게는 꿈도못꿔~~   
2013-05-18 22:25
bookend
원나잇이란 의미 자체를 다시금 머릿속에 똑똑히 각인시켜주는 글이라 더욱 몰입하게 되었네요. 그 무엇보다 어느 한 쪽이 과하게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 것도 있지만 원나잇 스탠드에서 정도를 지키는 교훈 자체를 뚜렷하게 못박아주는 글이라 격하게 공감합니다. 다만 토니 스타크의 매력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원나잇 그 이상을 상상할 거 같다는 건 단지 나만의 착각?   
2013-05-18 20:34
tazima
아이언맨 수트를 벗더라도 억만장자, 천재, 바람둥이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토니 스타크.. 정말 부러운 남자 중의 남자죠. 그래도 세상 남자들은 알아야 합니다. 자기와 같이 잘 여자에게는 정말 잘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하룻밤을 같이 하던, 평생 밤을 함께 하던!   
2013-05-18 19:50
cyddream
각설하고...부럽부럽... 꼭 다음생에는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처럼 살아봤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2013-05-18 19:40
kt5735
아이언맨3가 이렇게 해석될수도 있을지는 생각을 못했네요. 신선한 느낌의 글이네요   
2013-05-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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